▲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합창지휘박사

새해가 밝았다.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나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계획도 세우고 송구영신의 카운트다운을 하며 새해를 축제로 시작한다. 서울의 보신각에서, 또는 각 지역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타종을 시작으로 새해를 알리며 안녕과 행운을 기원하며 축하한다. 바닷가에 가서 새해 첫 일출을 보며 새해를 맞이하는 사람들도 있고 어느 높은 산 정상에 가서 첫 해를 맞이하는 사람도 많다.

이렇게 여러 생각과 모양과 형태로 새해를 축하하며 각기 나름대로 새해 맞이 축제를 즐길 때 주로 우리의 전통음악과 전통악기가 등장한다. 음악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며 우리민족 고유의 감정을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새해를 맞는 설렘과 기쁨을 표현할 때 다른 나라, 특히 유럽에서도 그 나라의 음악과 춤으로 새해맞이를 한다. 그 대표적인 국가로 오스트리아를 꼽을 수 있다. 매년 1월1일 열리는 오스트리아의 대표적 교향악단 빈필하모니의 신년음악회는 세계의 주목을 끌며 전 세계 음악애호가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올해 2019년 신년음악회도 1월1일 오전에 열렸다.

빈필은 1842년 오스트리아 빈 궁정의 카펠마이스터에 의해 창단돼 오스트리아와 역사를 함께하며 꼿꼿한 자긍심과 자부심으로 지금까지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신년음악회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전 세계 90여 개국에 생중계되면서 매년 5000만명 이상이 시청, 관람하는 전 세계인의 신년맞이 행사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를 실황중계하고 있다.

빈필의 신년음악회가 세계인의 새해맞이 축제가 된 이유는 서양음악의 본 고장이기도 하지만 역사와 전통에 어울리게 세계 최고의 지휘자를 1년 전에 선정해 1년 동안 철저히 준비하고 최고의 수준을 유지하며 명성과 관심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의 빈필하모니 신년음악회 지휘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인 드레스덴국립관현악단의 마에스트로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지휘했다.

이제 우리나라도 세계인들이 찬사와 경의를 표하는 음악가들을 많이 배출하고 있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발하게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 우리 음악가들을 초청해 1년 후의 신년음악회를 준비한다면 세계인의 눈과 귀를 충분히 감동시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합창지휘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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