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고속도로로 운행하던 울산시 울주군 언양~ 남구 신복로터리간 1713번, 1723번 시내버스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국도 및 지방도로 노선을 바꾸면서 시민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영문도 모른채 버스를 기다리던 주민들은 울산시와 업체에 항의전화를 해댔다. 15분밖에 안 걸리던 구간이 35~40분까지 늘어나자 불만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1713번과 1723번 버스는 태화강역에서 출발한 뒤 신복로터리~언양 구시외터미널까지는 울산~언양간 고속도로를 주행한다. 도중 천상에서 한 번 정차한 뒤 언양 구시외터미널까지 걸리는 시간은 15분 미만이다. 이후 1713번은 석남사로, 1723번은 통도사로 간다. 통도사와 석남사에서 신복로터리로 돌아오는 노선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번에 노선을 바꾸면서 신복로터리~범서읍행정복지센터~울주도서관~어음하리~언양고등학교~언양임시터미널 5개 정류장을 거쳐가게 됐다. 바뀐 이 두 버스노선의 정류장에는 손님이 거의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304번 등 다른 버스들이 언양~반천~천상 등으로 정류장마다 돌아오면서 손님들을 다 실어나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노선 중간에 승하차 손님이 없는 상태에서 1713·1723번 버스는 출근 때마다 범서읍행정복지센터~굴화하나로마트 앞 도로 정체로 시간을 제대로 맞추지도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노선변경은 주민 편리를 위한 것인데 오히려 수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허비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울산시와 업체는 출·퇴근 시간대에 입석 승객이 몰리면서 교통사고가 우려돼 노선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문제는 출·퇴근 시간대에 운행속도를 조절하면 바로 해결된다. 또 고속도로가 막히면 출구가 없다고 밝혔지만 바뀐 국도 노선도 출구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연간 억대의 통행료가 이번 노선변경의 이유임을 주민들은 알고 있다.

이번 노선 변경에 대해 울산시는 한번도 주민들에게 설명회나 안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서울주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내버스의 노선을 한 마디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바꾼데 대해 울산시는 해명해야 한다. 버스 노선을 바꾸는 것은 서울주 주민들의 삶을 바꾸는 행위다. 노선변경이 적자 때문이라면 그 사실을 제대로 알리고 이해를 구해야 할 일이지 숨긴다고 될 일이 아니다. 업체의 적자폭이 크다면 어떻게든 그 폭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지 수많은 주민들의 생활을 바꾸는 것은 울산시나 시내버스 업체의 도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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