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남구가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던 JSP웰리키즈랜드와 모노레일의 이용객이 급감했다. JSP웰리키즈랜드와 모노레일은 고래문화특구에서 가장 최근에 설치한 시설이다. 관광객들을 불러모을 것이란 기대를 갖고 남구는 웰리키즈랜드에는 107억원, 모노레일에는 98억원을 투입했다. 그런데 개장 특수를 벗어나 7~8개월이 지나자 이용객은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웰리키즈랜드 입장객은 5월에 1만1188명을 기록했으나 그 후 8044명, 6706명, 8992명, 5529명, 3933명, 4314명으로 줄어들었다. 모노레일 이용객도 개장 후 첫달인 6월 1만5176명을 기록한 뒤 1만5394명, 1만9872명, 1만3252명, 1만1748명 등 1만명 이상을 유지하다가 지난 11월 9305명으로 뚝 떨어졌다. 웰리키즈랜드의 1층과 5층에 입점해있던 음식점 등은 계약기간도 못채우고 지난 11월말에 철수하고 말았다.

고래문화특구에는 웰리키즈랜드와 모노레일 외에도 장생포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문화마을, 고래바다여행선, 울산함, 5D입체영상관 등 다양한 문화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모두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하는 시설이다. 하지만 십수년에 걸친 지속적인 투자에 비해 관광객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못하다. 입장객 숫자도 감소세일 뿐 아니라 재방문도 거의 없다. 특히 어린이를 겨냥한 웰리키즈랜드의 방문객 감소는 장생포에 대한 문화시설 투자가 지나치다는 일각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고래는 분명 울산의 대표적 관광상품이다. 문제는 고래를 장생포라는 작은 지역 속에 가두어 시설투자를 장생포에만 집중화한데 있다. 고래는 장생포의 문화가 아니라 울산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장생포는 귀신고래회유해면 가까이 있는, 포경산업이 활발했던 항구의 하나일 뿐이다. 울산의 고래문화는 장생포 뿐 아니라 방어진과 반구대 암각화까지 그 기억과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남구 장생포의 귀신고래회유해면이 천연기념물(126호)이라면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암각화는 국보(285호)다.

남구에서 동구, 울주군까지 폭넓게 펼쳐진 고래문화를 장생포에 가둠으로써 오히려 역사문화로 발전시키지 못하고 포경문화로 제한하는 우를 범하고 있기도 하다. 생태환경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도 역행하는 결과를 낳음으로써 환경단체의 비판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 더구나 공장으로 둘러싸인 장생포는 ‘머무르는 관광도시’로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고래라는 매력적인 문화상품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장생포를 넘어 울주군 또는 울산시로 확산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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