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최초·유일의 신춘문예
해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작품수처럼
별을 좇는 문청들의 열정에 박수갈채

▲ 홍영진 문화부장

본보 1월2일자 지면에 ‘2019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작품이 공개됐다. 문학을 꿈꾸는 이들에게 신춘문예는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늘 아득하다. 수많은 지망생이 신춘문예를 기다리며 작품을 가다듬고 투고한다. 그리고는 가슴 졸이면서 새해 첫 날의 발표를 기다리는데, 그 열병을 치르지 않은 사람은 그들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전 세계에서 문학의 길을 향한 ‘통과의례’를 이처럼 유별나게 치르는 나라도 없을 것 같다.

한국에서 제일 먼저 신춘문예를 시작한 신문은 매일신보다. 매일신보는 1914년 12월10일자로 ‘신년문예 모집’을 공지했다. 이후 1919년 신년현상공모를 내면서 ‘신춘문예’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했다. 신춘문예라는 표현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을 굳이 따진다면 올해가 100주년이 되는 것이다.

1925년에는 동아일보에서도 신춘문예를 시작했다. 동아일보가 처음 시작할 때는 신년 초에 공고해서 그 해 3월에 당선자를 발표했다. 제1회 입선작은 최자영의 소설 ‘옵바의 이혼사건’ 등이었다. 이어 1928년에는 조선일보에서도 실시했다. 그 즈음 ‘신문’이라는 파급 효과로 말미암아 신춘문예는 당시 유행했던 <청춘>이나 <개벽>과 같은 현상문예 공모의 인기를 넘어서게 된다. 이후 신춘문예는 8·15광복후 몇해 중단되었다가 1950년 서울신문을 시작으로 다시 활기를 띄게 된다. 한국일보, 경향신문, 중앙일보, 문화일보 등이 뒤따랐고 지금에 이른다. 공모 부문은 신문사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시, 시조, 단편소설, 동시, 동화, 희곡, 평론의 틀 안에서 진행되고 있다.

울산지역 신춘문예는 경상일보가 최초이자 유일하다. 지난 2009년 창간 20주년을 기념해 제1회 경상일보 신춘문예를 실시했다. 첫 해 소설과 아동문학, 시와 시조 등 4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배출했다. 수상작은 전국에서 출품한 총 1425편 작품과 치열한 경쟁을 거쳐 당선된 수작이었다. 두번째인 2010년 신춘문예에는 참가자가 더 늘어 450여명 1577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4명의 당선자를 냈으나, 동화 당선 작품이 모 잡지에 발표됐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며 수상이 취소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1년엔 공모 부문에서 희곡이 더 늘어났고, 접수작도 무려 2508편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듬해인 2012년에는 아동문학 부문에서 동화와 동시 두 작품이 동시에 당선의 영광을 안게 돼 수상자가 6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동시 부문 당선자는 울산 동구에 사는 문청으로, 신춘문예를 실시한 지 4년 만에 처음으로 지역 당선자가 나와 큰 관심을 모았다.

2013년은 1839점 출품으로 접수작이 줄어들었으나 작품 수준은 오히려 월등하게 높아져 당선작 선정까지 심사위원단의 노고가 클 수밖에 없었다. 이후 4년 간은 578명 1947편(2014년), 637명 2043편(2015년), 611명 1877편(2016년), 588명 1916편(2017년)이 신춘문예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던 것이 2년 전인 2018년에는 797명 2566편이 몰리면서 또다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드디어 창간 30주년을 맞은 올해에는 876명 2923편이 몰려들어 최다 응모자에 최다 접수작을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팍팍한 세상, 어려운 살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글쓰기에 도전하는 문청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문단은 10여년의 암흑기가 문학이라는 근원을 다시 돌아보게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곪은 상처를 도려주는, 시린 가슴 데워주는, 아니면 그 어느 쪽이든, 각고의 노력 끝에 빛나는 결과물을 우리 앞에 내놓은 그들의 글을 읽고, 다시금 세상을 돌아보는 힘과 희망을 얻어가길 바란다.

홍영진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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