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각가 우성립

그의 작품에는 늘 그가 만든 ‘페르소나’가 등장한다. 조각품의 형상은 중년남성의 이미지를 하고 있다. 중년의 실상을 살펴보는 작가의 눈에는 깊은 연민이 있다.

깊이 패인 주름, 굵어진 손마디, 불룩 나온 뱃살을 피할 수 없는 중년의 캐릭터가 완성된다.

그의 작품은 구도나 형태도 재미있지만 ‘취중고백’ ‘불러만 주신다면’ ‘이런, 놈’ 등 제목만으로도 웃음을 자아낸다. 작품 속 크고 작은 가방 역시 중요하다. 삶이 감내해야 하는 무거운 짐이다.

우 작가는 젊은 나이 때부터 중년남성을 만들었다. 십수년이 지나니, 지금은 그 자신도 작품 속 중년의 나이가 돼 있다.

 

주름이 늘어가도, 머리카락이 빠져도 그들은 힘써 웃는다. 그들의 웃음 뒤에는 말 못할 아픔과 고뇌가 배어있다.

한때는 ‘웃음 속에 감춰진 우리 시대 중년들의 심정을 대변’하겠다고 했지만, 이제는 그 스스로가 작품과 한몸이 돼버린 것이다.

그는 국내외 아트페어에서 인기작가로, 해외초청작가로 그 어느 지역작가보다 바쁜 한해를 예고했다.

“익살스럽고 재미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것은 중년의 무게감이 주는 인생의 쓴맛”이라며 “보는 즐거움, 즐기는 관람 속에서 마음을 울리는 진중한 메시지를 안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홍영진 기자 thinpizz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