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지원 연말께 마무리 여파

문예회관등 대관 없어 보수 진행

야외활동 제약 지역 축제도 전무

겨울비수기 문화시설 활용안 필요

▲ 대표적 문화예술시설들이 정기점검에 들어가거나 대관 의뢰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휴식기에 접어들면서 지역 문화예술계는 썰렁한 연초를 맞고 있다. 사진은 울산문예회관의 텅 빈 공연장.
새해를 맞으며 지역 각 분야별 희망찬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지역 문화예술계는 썰렁한 연초를 맞고 있다. ‘1월은 공연·전시·축제 비수기’라는 공식이 올해도 여전히 되풀이 되고 있다. 대표적 문화예술시설들이 정기점검에 들어가거나 대관 의뢰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휴식기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울산문화예술회관은 해마다 겨울(1월)과 여름(7월말~8월초) 두차례씩 무대시설 정기점검기간을 갖는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회관내 대·소공연장은 31일 열린 시립예술단 연합 공연 ‘2019 희망콘서트’를 끝으로 공연이 중단됐다. 공연장 조명이 다시 켜지는 날은 16일이다. 그날은 시립합창단이 신년음악회의 일환으로 정기연주회를 여는 날이다. 무려 2주동안 단 한건의 공연도 열리지 않는다.

현대예술관 공연장도 1월 한 달은 공연이 열리지 않는다. 현재 예정된 공연은 뮤지컬 ‘메노포즈’로 2월15일에 열린다. 북구문화예술회관은 1월 한 달간 1차례의 무료영화 상영일정만 잡혀있고, 울주문예회관 역시 1월초에는 공연이 없다가 12일 영화 상영을 시작으로 3번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이 중 2번의 공연이 어린이집과 피아노학원의 대관 공연으로 어린이들의 발표회 무대다. 어린이들의 발표회 무대가 전문 음악공연장으로서의 품격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공연장 측은 “공연장을 한달내내 비워두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며 주민과 함께하는 문화시설로서의 모토도 살릴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행사 또한 1월에는 맥이 끊긴다. 일부 민간 갤러리들이 휴지기에 들어갔으며, 1년 내내 전시행사가 열리던 울산문화예술회관 잠시 전시가 끊긴다. 2월 중순까지 회관 내 5개의 실내전시장 중 한 두곳에서만 전시가 간간이 마련된다.

하루가 멀다하고 이어지던 지역축제도 이 기간만큼은 ‘전멸’이다. 연말연시 눈꽃축제, 해맞이축제 등이 열렸지만 1월과 2월엔 어떤 지역축제도 열리지 않는다. 봄·가을에 비해 야외 활동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축제가 겨울과 여름은 피하는 것이다.

지역 문화예술계의 1월 비수기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이같은 일이 반복되는 이유는 상당수 시설들이 민간 기획사 혹은 지역 예술단체에 의한 대관공연 위주로 운영되는데 있다. 흥행 실패에 부담을 느끼는 기획사들은 겨울철 공연을 하지않으려고 한다. 또 각종 보조금 지원사업이 연말께 마무리되면 2월까지 사업 공모가 진행되기 때문에 문예단체의 활동 또한 뜸해질 수밖에 없다.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가까운 부산과 대구만 하더라도 이 정도로 공연과 전시가 뜸하지는 않다. 매년 이 상황이 되풀이 되고 있지만, 극복할만한 해결책이 없어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만 줄고 있다. 겨울 비수기 문화시설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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