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방향 컨설팅 해 넘겨
사업장 형태도 아직 미정
혁신도시 부동산 침체일로
일각선 울산 진출 의구심
신세계측 “사업철회 안해”

신세계 그룹의 울산혁신도시 입점에 대한 사업성 검토가 장기화되고 있다. 시장상황이 부정적이라 검토과정이 더욱 신중해지고 있다는 것이 신세계 측의 입장이다. 그러나 울산혁신도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대형사업의 장기 지연에 지역사회에서는 신세계의 울산진출 자체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지매입 6년째…사업 오리무중

3일 울산 중구와 신세계 등에 따르면 울산 우정혁신도시내 신세계 백화점 또는 복합쇼핑몰 입점과 관련해 신세계 그룹은 지난해부터 컨설팅(용역) 중에 있다. 신세계 측의 컨설팅 진행은 지난해 8월말 박태완 중구청장과 신세계 신규개발담당 상무간의 비공식 간담회를 통해 알려졌다. 경제상황이나 인구, 소득수준 증가, 지역 소비행태 등을 고려해 최적의 사업체 형태를 분석, 향후 사업방향을 결정한다는 것이 컨설팅의 목적이다.

하지만 내심 지난해 연내 발표를 기대하던 컨설팅은 해를 넘겼다. 울산혁신도시 부지뿐만 아니라 신세계가 보유중인 전국 사업부지를 대상으로 하다보니 분석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여전히 최종결과물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가 울산 우정혁신도시의 부지를 매입하며 진출을 알린 것은 지난 2013년. 2019년 새해가 밝으면서 햇수로만 6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어떤 형태의 사업장을 언제 개점할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라 지역사회는 기대감을 넘어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경기침체 등 이유로 신중모드

신세계가 부지매입에 555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이고도 수년째 이렇다 할 투자없이 신중론을 펴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가장 먼저 지난 2013년부터 조선업 불황의 여파로 지역경기가 침체된 영향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울산인구는 조선업 불황 등으로 11월까지 36개월 연속 순유출을 기록중이다.

여기에 울산의 실업률은 지난해 9월 5.0%(전국 1위), 10월 4.7%(전국 1위), 11월 4.4%(전국 1위)로 내리 3개월째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울산에 진출한 동종업계의 매출상황이 부진하다고 보고 있는 신세계가 투자를 서두르지 않는 이유다.

여기에 오래 전부터 신세계의 울산 혁신도시 진출에 장애로 꼽히는 진·출입로 문제도 향후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사전에 풀어야 할 숙제다.

신세계 관계자는 “울산지역 경기가 그동안 워낙 안좋았고 동종업계 시장상황이 부정적이라 진행중인 용역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 이런 외부적 요인이 컨설팅 속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더군다나 울산부지의 경우 향후 백화점 등이 입점한다면 투자규모가 적지 않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 “신세계 울산입점 자체 의문”

문제는 신세계의 사업성 검토가 장기화될수록 울산 혁신도시는 점차 생기를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신세계 울산진출 소식에 혁신도시 내 상권 등 부동산가격이 급상승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경기침체에다 수년째 입점에 대한 진척이 없자 최근에는 상가가 하나 둘 폐업·휴업을 하며 공실률이 높아지는 등 ‘신세계發’ 부동산 투자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지역사회 내에서는 신세계 입점 자체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룹내 유통계열사인 이마트 학성점이 앞서 폐점한 점도 이같은 추측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상황이 이렇자 박태완 중구청장도 취임 직후에 이어 지난 연말 신세계 측에 다시 한 번 ‘신세계 최종 의사결정권자’와의 만남을 요청하는 등 신세계의 명확한 사업추진 의지와 계획을 확인하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신세계 측이 현재 진행중인 컨설팅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당장 만남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신세계 관계자는 “올해 안에는 컨설팅 결과가 나오는 만큼 그 결과물을 공유하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지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되지 않겠느냐”며 “개발안을 수립하고, 당초 계획했던대로 사업을 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사업철회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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