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강경 대응에 집회 세력 결집
시위대-경찰 무력 충돌 발생
경찰관 폭행·대사관등 방화도

▲ 프랑스 북부 릴에서 벌어진 노란 조끼 시위에서 시위대 참가자들이 불타는 쓰레기통 옆을 걸어가고 있다. PAF=연합뉴스

프랑스 정부가 ‘노란 조끼’ 연속 시위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다 돌연 강경 대응으로 돌아서면서 잠잠해지던 시위에 다시 불이 붙었다.

5일(현지시간) 8차 집회가 파리, 루앙, 툴루즈 등 전국에서 열렸으며 곳곳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이 빚어지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내무장관은 이날 프랑스 전역에서 5만명가량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시위 참가자는 11월 ‘노란 조끼’ 시위가 시작됐을 당시보다는 현저히 줄었으나 다시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수도 파리의 경우 이날 3500명이 모여 지난주 800명, 그 전주의 2000명보다 늘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날 시위는 평화롭게 시작됐으나 오후로 접어들면서 일부 시위대가 집회 허가가 난 도로에서 벗어나려 하자 경찰이 이를 진압하면서 프랑스 곳곳에서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길가에 세워진 차량에 불을 질렀고, 경찰은 최루가스와 고무탄, 물대포 등을 쏘며 진압했다.

파리시청 앞과 샹젤리제 거리 등에서 열린 파리 집회의 참가자들은 “마크롱 퇴진” “사회 정의” “더 많은 민주주의”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오후 들어 센 강변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경찰에 돌을 던지며 저항했고 경찰은 최루가스를 쏘며 해산에 나섰다.

일부 시위대는 센 강변에 정박해 있던 유람선 레스토랑에 불을 질렀고 강변 위 도로에서 시위대가 던진 자전거에 경찰 한 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SNS상에서는 시위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맨손으로 경찰을 가격하는 영상이 급속도로 퍼졌고, 또 다른 영상에서는 이 남성이 쓰러져 있는 경찰을 발로 차는 모습이 포착돼 경찰이 그의 신원 파악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처음 ‘노란 조끼’ 시위가 시작된 이래 이날 처음으로 시위대가 정부 기관에 무단 진입하려는 시도도 이뤄졌다고 AP, AFP 등 외신이 전했다.

벤자맹 그리보 프랑스 정부 대변인의 경우 일부 시위대가 그의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건물 정문을 부수고 진입을 시도해 직원들과 건물 뒷문을 통해 대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리보 대변인은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공격을 당한 것은 내가 아니다. 그것은 프랑스이며 우리의 (정부) 기관들이었다”고 말했다.

번화가인 생제르맹데프레 가에서도 일부 과격 시위대가 주차된 차량을 전복시킨 뒤 불을 질렀고, 오토바이를 탄 경찰관들이 습격을 받기도 했다.

프랑스 주재 스웨덴 대사관에도 한때 불이 붙었다. 베로니카 반드-다니엘손 스웨덴 대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경찰은 어디에 있나. 친절한 이웃들 덕분에 우리는 화재를 진압할 수 있었다”며 관련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이날 일부 과격 시위 양상과 관련, 자신의 트위터에 “또 한 번 극단적 폭력이 공화국을 공격했다”며 “정의는 구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