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12월10일이다. 대현동주민자치위원회를 마친 뒤 저녁식사 후 노래방에서 장윤호 위원장이 손세익 주민자치위원장을 주먹으로 때렸다는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2일 장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배후에서 사건의 본질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확대재생산하는 세력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는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며 폭력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이 기자회견을 접한 피해자 손위원장은 친구인 장위원장이 처벌을 받지 않기 바라는 마음에서 진술서까지 써주었으나 장위원장이 정치공작이니, 배후니,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는 등의 말을 하자 사실관계를 밝혀야 겠다며 기자회견을 자청, 폭력을 당한 사실을 시인했다. 손위원장의 말을 요약하면 “술을 많이 먹었으니 나가자고 하자 장위원장이 삿대질과 함께 모두 앉으라는 식으로 강압적 언행을 했고, 조용히 마무리하려고 장위원장을 데리고 옆방으로 갔는데 무방비상태에서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는 것이다.
갑질과 폭력 모두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는 것이 우선이긴 하지만, 반복되는 실수에다 거짓말로 위장까지 하고 오히려 피해자와 언론을 협박하고 있다면 주민의 대표로서는 자격이 없는 셈이다. 특히 이번 장의원의 폭력논란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시의회의 대처다. 장의원의 폭력사건이 알려진 뒤 장의원과 같은당 소속 시의원들이 2일 의회프레스센터에 나란히 서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만약 피해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날 그들은 사과를 위한 기자회견이 아니라 거짓말을 위한 자리에 다름 아니었던 기자회견장에 자리를 함께 한 셈이다. 설사 장의원 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시시비비가 가려지지 않은 사실을 두고 일방적으로 동료의 편을 드는 것은 공인으로서 적절치 못한 행동이다. 정치에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은 신뢰다. 유권자의 신뢰를 저버린 정치는 지역사회의 폐해가 될 뿐이다. 정의당 울산시당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어 “장윤호 의원은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고 민주당은 120만 시민에게 공개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의원이 소속된 민주당과 시의회의 대응에 시민들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정명숙 기자
ulsan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