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중 경제부 차장

최근 지역항만업계에 ‘굿뉴스(good news)’가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마지막날 ’ 해양수산부 고시 제2018­169호, ‘항만법 제43조에 의거하여 울산항 항만배후단지 개발계획(변경)을 다음과 같이 고시한다’는 내용이 울산에 배달됐다. 불황으로 먹구름이 드리워진 울산경제 상황에서 울산신항 배후단지 입주 기업인 글로벌 석유화학사가 무려 8000억원이란 거액의 돈을 투자해 생산시설 증설을 추진하는 초대형 투자 프로젝트가 정부의 최종승인을 받아 성공적인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이 프로젝트 성과는 경기불황으로 기업들의 공장 가동률은 낮아지고, 대부분의 주력산업이 직격탄으로 경영압박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와도 같이 인식된다. 이런 배경에는 항만당국과 기업간 소통과 협력구축이 한 몫 단단히 했다.

당초에는 5000억원으로 울산 북신항 3공구 15만㎡에 폴리프로필렌 연간 40만t 생산규모를 갖출 계획이었지만, 이 규모를 2배인 80만t으로 증설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배후단지 남북 관통도로를 물류·제조시설 부지로 편입하고 다른 도로의 폭을 확장해 대체대로로 활용하는 방안으로 ‘울산항 항만배후단지 개발계획’ 변경이 필요했다. 울산항만공사(UPA)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로선형 변경 등을 담은 배후단지 개발계획 변경을 해양수산부에 공식적으로 요청했고, 최근 해수부가 지역 항만업계의 의견 청취절차를 거쳐 최종 결과물을 이끌어 냈다.

과연, 항만당국이 그저 규제에 얽매이고, 탁상행정을 논했다면 이런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었을까. “잘 짜여지고 복잡한 규정보다 현장을 누비는 활동 하나하나가 답답한 규제의 숨통을 터줄 수 있다”는 한 항만종사자의 말이 귓가를 맴돈다. 일각에서는 기업과 항만의 공동윈윈이란 측면에서는 제2의 ‘현대자동차 울산항 6부두 운송·보관’ 사례가 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기업의 투자환경 개선에 그치지 않고 울산항 전체 배후단지 및 항만경쟁력 강화와도 연계될 수 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중장기적으로 보더라도 이번 투자로 바로 인접한 컨테이너부두의 경쟁력도 높아지고, 신규물량 창출로 항만수익 창출은 물론 수출제조업 육성지원을 통한 울산항 전체 배후단지 운영효율 향상, 신항만 경쟁력 강화 등의 긍정적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용자 중심의 항만’ ‘기업활동하기 좋은 항만’ 이라는 대외 이미지로 앞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은 지나친 기대감일까. 누군가는 소통의 요체를 ‘해통(解通)’으로 풀이했다. 관리자인 항만당국, 이용자인 기업과 항만종사자 모두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는 데서 소통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2019년 새해가 밝았지만 경제여건은 여전히 먹구름에 휩싸여져 있는 분위기다.

수출관문인 울산항 사정도 그리 녹녹치 않다. 기업체들의 수출물량은 줄고,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오일허브 등 곳곳에서 항세위축 현상이 감지된다. 이럴때일수록 이용자 중심의 항만 기능을 더욱 강화해 제3, 제4의 공동작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 기업과 항만종사자들에게 이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는데 항만당국이 앞장서고 또 실천을 다짐한다면 이 보다 더 좋은 뉴스가 있을까. 이형중 경제부 차장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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