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모델과 비밀리 결혼 후
무하맛 5세 국왕 전격퇴위
‘세기의 로맨스’ 이목 집중

▲ 말레이시아의 술탄 무하맛 5세 국왕이 지난해 7월 쿠알라룸푸르에서 의회에 참석, 국가 연주 때 경례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말레이시아의 술탄 무하맛 5세(50) 국왕이 전격적으로 퇴위하자 그가 왕위 대신 사랑을 택한 ‘세기의 로맨스’ 주인공이었는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클란탄주 술탄인 무하맛 5세는 2004년 태국 파타니 주의 무슬림 왕족 후손과 결혼식을 올렸지만 4년 만에 이혼했다.

이에 따라 2016년 말 47세의 나이로 5년 임기의 제15대 말레이시아 국왕에 즉위했을 당시 그는 배우자가 없는 첫 국왕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왕궁은 지난 6일(현지시간) 무하맛 5세가 중도 퇴위했다고 밝혔다.

무하맛 5세가 불과 2년여 만에 왕위에서 물러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스 모스크바 출신의 러시아 모델 옥사나 보예보디나(26)와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점이 문제가 됐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언론은 전했다.

말레이시아 왕궁은 사실 여부를 확인해 주지 않는 상태다. 그러나 러시아 언론매체는 두 사람이 지난해 11월22일 모스크바 근교에서 결혼식을 올렸으며, 시험관 시술 등을 하는 독일 의료시설을 방문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립 플레하노프 경제대학 경영학부 졸업생으로 알려진 보예보디나는 2017년 중순께 유럽에서 명품시계 홍보 모델로 활동하다가 무하맛 5세를 만나 교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유력 매체인 스트레이츠타임스는 다른 통치자들이 보예보디나의 왕비 즉위 가능성에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무하맛 5세가 작년 11월 초부터 2개월간의 병가를 냈던 것과 2009년 부친이 뇌내출혈로 쓰러지자 두 동생을 밀어내고 스스로 술탄 직에 오른 탓에 국왕 선출 당시부터 자격론이 제기됐던 점도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는 추론이다.

무하맛 5세는 작년 5월 총선에서 마하티르 모하맛(94) 총리가 이끄는 야권이 승리하자 총리 선서식을 특별한 이유 없이 늦추고 비말레이계 법무장관 임명에 거부감을 보이는 등 현 정부와도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연방제 입헌군주국인 말레이시아에선 말레이반도의 9개 주 최고 통치자들이 돌아가면서 5년 임기의 국왕직을 맡는다. 이들은 무하맛 5세가 퇴위하면서 공석이 된 국왕 위를 채우기 위해 7일 한자리에 모여 앞으로의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치자 위원회는 4주 이내에 새 국왕을 뽑을 예정이며, 선출은 단일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로 진행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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