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억원이나 들여 생태하천 조성사업을 완료한 여천천(울산시 남구)의 악취가 여전하다. 생태하천 조성은 2015년 끝났으나 악취 개선을 위한 정비사업은 2021년까지로 계획돼 있다. 악취 개선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총 70억원이다. 적잖은 예산이지만 매년 찔끔예산으로 구간별, 사안별 정비사업을 해나가고 있어 효과가 크지 않다. 비만 오면 악취 민원은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남구는 올해 상반기에도 7억원을 들여 여천천 악취개선사업을 시행한다. 퇴적 오니를 준설하고 새로운 흙으로 대체하는 작업이다. 앞서 2014년부터 하수관로 정비사업도 진행 중이고 지난해부터 여천천으로 흘러드는 지방하천 정비사업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여천천의 악취는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생태하천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는 것이 주민들의 반응이다. 문제는 악취개선사업이 끝나더라도 기대만큼의 효과가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도심 한가운데 수변공간을 확보, 주민들의 산책과 휴식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은 삶의 질과 정주여건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된다.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도심하천 정비에 많은 공을 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도심 하천 정화가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수십년동안 가정과 기업 등이 오폐수를 마구잡이로 하천으로 흘려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천천은 남구 달동일대를 휘감고 울산만으로 흘러드는 길이 6.5㎞의 하천이다. 오래된 주택밀집 지역인데다 예전에는 크고 작은 공장들까지 산발적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악취의 원인이 되는 오폐수관을 찾기도 어렵고 오폐수관을 찾더라도 교체에 따른 비용부담도 여간 크지 않다.

사실상 문제의 근원은 여천천 생태하천 조성사업의 순서가 뒤바뀐 데 있다. 고향의 강 정비사업으로 정부예산을 확보하다보니 악취 개선 등 실질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산책로, 벤치, 옹벽 등 눈에 보이는 환경개선을 먼저 추진함으로써 ‘고향의 강’이 아니라 ‘그림의 떡’이 되고 만 것이다. 악취개선은 찔끔예산과 인력부족으로 8개년 계획으로 진행, 2021년에야 비로소 완료하게 된다.

울산시민들의 수변공간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태화강은 물론이고 무거천 등이 생태하천으로 거듭나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향의 강은 강물에서 뛰놀던 유년시절의 추억을 되살려 주기 위한 정부사업이다. 여천천이 보기만 좋은 ‘그림의 떡’이 아닌 명실상부 ‘고향이 강’이 되려면 맑은 물이 흘러야 하고 무엇보다 악취가 나지 않아야 한다. 여천천 악취개선 사업이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행정력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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