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밀집수비에 1대0 승
기성용 부상·경고 3장 부담
12일 2차전엔 총력전 펼칠것

▲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폴리스 오피서스 클럽 훈련장에서 열린 대표팀 회복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키르기스스탄을 꺾고 1차 목표인 조별리그 통과를 이뤄내겠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끝난 필리핀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1대0 진땀승을 거둔 뒤 “힘든 경기였지만 결과적으로 중요한 승리를 따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어느 팀이든 첫 경기는 부담스럽게 마련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인 한국은 116위에 불과한 필리핀의 극단적인 수비축구에 고전하며 다득점 예상과 달리 1골 차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5-4-1 전술로 나선 필리핀은 이날 전반전부터 11명의 선수가 전부 자기 진영으로 내려앉았다.

이 때문에 대표팀은 사실상 골키퍼 김승규(빗셀 고베)만 빼고 10명의 선수가 상대 진영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상대 팀 11명까지 합치면 21명의 선수가 필리핀 진영에서 ‘공간 싸움’을 펼친 셈이다.

세밀한 패스에 애를 먹은 한국은 고전할 수밖에 없었고, 가끔 터져 나오는 상대의 날카로운 역습에 가슴 철렁한 순간도 몇 차례 나왔다.

비록 결과는 1대0으로 이겼지만 ‘상처뿐인 영광’에 가까운 결과다.

‘중원의 핵’ 기성용(뉴캐슬)이 오른쪽 햄스트링 부근 근육 통증으로 경기 중간에 교체되는 악재를 당했다.

벤투 감독은 급히 황인범(대전)을 투입해 급한 불을 껐지만, 자칫 기성용이 이번 대회에서 더는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팀 전력에 큰 손실이다.

더불어 주심의 애매한 판정 기준에 벤투호는 첫 경기부터 무려 3장의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용(전북)을 시작으로 정우영(알사드)과 김진수(전북)에게 차례로 경고 처분이 내려지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연출됐다.

경고가 2개로 누적되면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수비의 핵심 자원이 이들 세 명이 혹시라도 키르기스스탄전에 경고를 한 차례 더 받으면 중국과 최종전에 출전할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벤투호의 핵심 공격자원인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결승 골을 터트렸다는 점이다.

황의조는 지난 1일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무득점에 그친 데다가 쉬워 보이는 기회도 놓치면서 걱정을 자아냈지만, 필리핀전에서 결승 골을 책임지며 자신감을 되살렸다.

여기에 ‘손흥민 공백 대체자’로 선택받은 황희찬(함부르크)도 저돌적인 돌파와 스피드를 앞세워 어시스트를 기록한 것도 벤투 감독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제 벤투 감독의 머릿속은 오직 키르기스스탄전 ‘필승 전술’로 가득하다.

한국은 오는 12일 오전 1시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2차전을 펼친다.

키르기스스탄이 필리핀처럼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들고나올 가능성은 적다는 것도 다행이다.

키르기스스탄은 지난 7일 중국과 1차전에서 치열하게 맞붙었지만 아쉬운 자책골 때문에 1대2로 역전패했다.

1패를 안은 키르기스스탄으로서는 조 3위로 16강에 오를 기회를 잡기 위해선 승점이 절실한 만큼 한국을 상대로 극단적인 수비 전술은 펼치지 않을 전망이다.

벤투 감독도 “키르기스스탄도 승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상대 전술에 상관없이 우리의 경기 방식을 이어가겠다”며 “키르기스스탄전 승리로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하겠다”고 총력전을 예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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