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의 도시 울산이 사상 최고의 실업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전국 실업률은 3.4%이었는데, 울산은 4.6%를 기록했다. 울산 다음으로는 대전(4.2%), 서울(4.2%), 인천·경북(3.7%), 경기(3.6%), 광주(3.4%) 순을 보였다. 특히 울산의 12월 실업률 증가폭은 2.3%p까지 치솟아 나머지 다른 도시의 추종을 불허했다. 반면 7대 도시 중 광주(+1.3%)와 대전(+1.1%) 말고는 모두 실업률이 낮아졌다.

지난 12월 통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전체의 통계를 보아도 울산은 월등히 높은 실업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4월의 경우 실업률이 5.9%까지 치솟았다. 실업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가 없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하지만 울산의 산업구조와 고용구조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대변해주는 것이다.

지난해 울산의 산업별 취업자를 분석해보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은 18만3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5000명이 늘었다. 반면 도소매·음식숙박업은 10만6000명으로 전년도 대비 1만7000명이 대폭 감소했다. 건설업은 4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8000명, 제조업은 18만명으로 전년대비 8000명이 각각 감소했다.

이같은 통계를 보면 개인사업자는 계속 늘어나고 식당 등 음식숙박업소와 제조업종은 일자리가 없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조업 등 튼튼하고 안정된 일자리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은 울산의 산업구조가 위기를 만났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지난해 울산의 실업률은 현대중공업 해양공장의 가동 중단에 기인한 바 크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대형 제조업종이 흔들리고 실업률이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지 못하면 울산은 그대로 주저앉고 만다.

울산의 실업률은 과거와 같은 사탕발림으로는 절대로 고칠 수 없다. 실업률을 떨어뜨리기 위해 푼돈을 쥐어주는 식의 정책은 이제 그만 둬야 한다는 것이다.

울산시는 일자리 없는 도시, 산업이 없는 도시가 눈 앞에 오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정부로부터 많은 예산을 따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울산산업의 골격과 구조를 바꾸는 청사진을 하루 빨리 만들어내야 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새로운 산업을 창조하는 일에 모든 행정력을 투입해야 한다. 지금도 그 때 호시절을 노래한다면 울산시민들은 울산을 버릴 수도 있다.

특히 울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울산시청 공무원들이 밤새 토론하고 대안을 내놓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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