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이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홍류폭포 사이에 호랑이 생태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군은 1940년대까지 신불산에 호랑이와 표범이 살았다는 점을 들어 이를 관광자원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군은 500억원 이내로 오는 2022년까지 생태원을 조성키로 하고 용역발주, 주민설명회 등의 절차를 거칠 계획이다. 용역내용을 봐야 알겠지만 호랑이 생태원은 크게 경제성, 생태적 관점, 안전성 등 3가지를 면밀히 따져보아야 한다.

우선 500억원의 초기자금이 투입되는 호랑이 생태원 운영으로 관광수익이 창출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경북 봉화군의 수목원에는 호랑이숲이 있다. 총 5000ha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의 수목원 가운데 1만1500평 규모다. 울주군이 생각하고 있는 호랑이 생태원은 지형상 간월산 계곡내 3000평을 넘지 못한다.

두번째는 관광수입을 목적으로 한 호랑이 생태원이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다. 서울시가 동물원 고래를 풀어주는 등 자연과의 동반자적 인식이 중시되고 있는 시점에 하루 500리를 이동한다는 호랑이를 3000평에 가둔다는 자체가 반생태적이라는 반발이 우려된다. 특히 영남알프스를 조용한 힐링의 명소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각인할 필요가 있다.

셋째 신불산 등 영남알프스는 울산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등산객들이 몰려드는 등산 명소다. 이 등산로변에 호랑이 생태원을 만든다는 것은 영남알프스 일대를 접근 금지지역으로 격리시키는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또 호랑이 생태원은 인근 등억·간월 마을과는 직선 거리로 500m밖에 안 떨어져 있다. 잠금장치와 펜스, 전기철책 등 안전시설물을 아무리 설치한다 하더라도 바로 옆에 사는 주민들은 안전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맹수의 우리 이탈은 비일비재하다.

울주군이 발주할 용역은 호랑이 생태원을 기정사실화해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 혈세의 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사업추진을 위한 용역이 아니라 실질적 타당성 검증의 용역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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