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500억원의 초기자금이 투입되는 호랑이 생태원 운영으로 관광수익이 창출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경북 봉화군의 수목원에는 호랑이숲이 있다. 총 5000ha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의 수목원 가운데 1만1500평 규모다. 울주군이 생각하고 있는 호랑이 생태원은 지형상 간월산 계곡내 3000평을 넘지 못한다.
두번째는 관광수입을 목적으로 한 호랑이 생태원이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다. 서울시가 동물원 고래를 풀어주는 등 자연과의 동반자적 인식이 중시되고 있는 시점에 하루 500리를 이동한다는 호랑이를 3000평에 가둔다는 자체가 반생태적이라는 반발이 우려된다. 특히 영남알프스를 조용한 힐링의 명소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각인할 필요가 있다.
셋째 신불산 등 영남알프스는 울산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등산객들이 몰려드는 등산 명소다. 이 등산로변에 호랑이 생태원을 만든다는 것은 영남알프스 일대를 접근 금지지역으로 격리시키는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또 호랑이 생태원은 인근 등억·간월 마을과는 직선 거리로 500m밖에 안 떨어져 있다. 잠금장치와 펜스, 전기철책 등 안전시설물을 아무리 설치한다 하더라도 바로 옆에 사는 주민들은 안전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맹수의 우리 이탈은 비일비재하다.
울주군이 발주할 용역은 호랑이 생태원을 기정사실화해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 혈세의 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사업추진을 위한 용역이 아니라 실질적 타당성 검증의 용역이 돼야 할 것이다.
이재명 기자
jm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