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신년회견을 가졌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 앞서 본관에서 회견문을 발표했다. 회견문에는 ‘경제’라는 단어가 가장 많은 35번이나 담겼다. 지난해 신년회견에서는 9번 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경제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다음으로 많은 단어도 경제와 관련 깊은 ‘성장’(29번)과 ‘혁신’(21번)이다. 올 한해 경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것이다.

울산시민으로서 우리가 주목할 대목도 있다. 기자회견에서 본보 청와대 출입기자인 김두수기자의 ‘남북경협’과 관련한 질문에 문대통령은 “울산이 가진 산업적 역량이 북한에 진출하면서 울산 경제에도 활력이 되고 북한 경제에도 도움을 주는 그런 방향이 있을 것”이라며 “아마도 울산시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남북협력사업에 대해서 어떤 것을 준비하고 추진하는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대선공약 실행을 비롯한 신성장동력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미미해서 ‘울산패싱’이 아니냐는 섭섭함을 갖고 있던 울산으로서는 새로운 기대감을 갖게 됐다.

물론 남북경협은 국제제재에 가로막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경협이야말로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획기적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문대통령의 생각에 공감하기에 울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남북경협시대 중심기지 육성’을 위한 준비를 서둘렀으면 한다.

울산시는 지난해 5월4일 “본격적인 남북교류협력 추진 태세를 갖춘다”면서 ‘남북교류협력 추진 TF’를 출범했다. 이어 7월 송철호 시장은 취임하자마자 남북교류협력추진상황보고회를 갖고 “울산을 북방경협시대 중심기지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북방경제협력을 울산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재도약의 돌파구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문대통령이 언급한 울산시홈페이지에서 남북경협과 관련해 어떤 것을 준비·추진하고 있는지를 알기는 쉽지 않다. 초기화면은 물론 메뉴 가운데 ‘경제일자리’ ‘행정’을 찾아들어가도 여태 ‘2018년 시정’이 소개돼 있고 남북경협은 언급조차 없다. 검색에서 ‘남북경협’을 치면 남북교류 관련 행사 홍보용 보도자료 5건이 게시판에 게재돼 있을 뿐이다. 겨우 ‘열린시장실’로 들어가 송시장의 공약사항을 다운로드 받아야만 97건의 공약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북방경제협력중심기지 육성’을 찾아낼 수 있다. JPG파일이라 ‘남북경협’이라는 단어로는 검색도 되지 않는다. 문대통령이 이를 찾아 보고 언급했다고 하기는 어렵다. 아마도 울산시의 중요정책인만큼 홈페이지에 번듯하게 소개돼 있을 것으로 짐작했을 것이다.

물론 남북경협과 관련해 송시장이 다양한 복안을 갖고 있으며 정부와 교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소통을 시정철학으로 삼겠다는 송시장이 아닌가. 대통령이 그러했듯 홈페이지가 시민과 시정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 되도록 하는 일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남북경협은 시민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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