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울산지역에는 A형 독감이 유행하고 있다. 곧 B형 바이러스도 시작돼 4월까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의료계는 전망한다. 지난 연말 울산지역 각 학교가 일제히 겨울방학에 들어가면서 아이들 독감(인플루엔자) 기세는 한풀 꺾였다. 하지만 학원가를 비롯해 감염관리 사각지대는 여전히 많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타미플루 부작용 논란 때문에 약을 먹지 않는 경우도 많아 더욱 안심할 수 없다. 독감으로 아픈 아이를 두고, 타이플루 복용을 고민하는 부모들의 마음이 복잡하다. 먹여야 하는 걸까, 먹이지 말아야 하는 걸까.

 

A·B형 경구용 독감 치료제로는 유일

부작용 사례 드물지만 꾸준하게 보고

◇타미플루 부작용 사례 꾸준히 제기돼

2013년부터 2018년 9월까지 국내 타미플루 처방 건수는 총 437만5945건, 이 중 위장장애 등 부작용으로 보고된 사례는 1086건이었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2013~2018년 9월 타미플루 복용 부작용 및 이상 사례 현황’ 자료에 따르면 타미플루 복용 후 자살 관련 이상 사례로 보고된 건수가 6건이었다. 해당 통계에는 지난해 12월 타미플루 복용 후 추락해 사망한 중학생의 사례를 제외한 것이다.

이 중 20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4명(66%)으로 성인에 비해 부작용이 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사망에 이른 두 명의 환자 모두 미성년자였다.

이처럼 부작용 사례가 드물지만 꾸준히 밝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식약처는 지난해 12월 인플루엔자 A, B에 대한 경구용 독감 치료제로 오셀타미비르인산염 성분을 기반으로 한 타미플루가 유일하다고 밝힌바 있다.

환청·환각등 이상 증상…환자들 불안

◇타미플루 처방 거부하는 환자도

의료계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로 타미플루 처방을 거부하는 환자가 속속 발생하고 있다.

타미플루 부작용에 따른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처방을 거부하는 것이다. 의사가 나서서 충분히 설명해도 거부감을 갖는 환자가 있다.

의사 등 복수 전문가에 따르면, 환청·환각 등 이상증상이 타미플루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밝혀진 바가 없으며, 타미플루는 독감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독감 진단을 받았다면 복용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타미플루 복용자 일부의 환각증상이 독감 때문인지 약 때문인지가 명확하지 않은데다 독감을 치료하지 않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울산지역 각 분야별 의료 전문가들은 타미플루 부작용에 대해 어떤 의견을 들려줄까.
 

▲ 안준호 울산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일시적 정신증상…직접 연관성 확인안돼

△안준호 울산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타미플루 복용 후 혼돈, 자해 등 일시적인 정신증상이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이 현상이 약 때문이라고 단정짓기 힘들다. 미국 FDA 주의사항을 보면 ‘타미플루 인한 부작용들이 아직 원인을 알 수 없으나 간혹 보고되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고 명시돼 있다. 대부분의 부작용으로 인한 정신증상들이 갑자기 생겼다가 사라지는 일시적 현상이다. 자녀가 타미플루를 복용했다면 밤에는 문단속을 철저히 하고, 위험한 물건은 치워두도록 하자.”

 

▲ 배문섭 울산중앙병원 내과 전문의

뇌막염 동반땐 간혹 이상행동 보이기도

△배문섭 울산중앙병원 내과 전문의

“타미플루 복용 환자 중 일부가 매스꺼움 등 위장장애를 겪었다. 하지만 정신적 이상행동을 보이는 경우는 직접 겪지 못했다. 타미플루 부작용이 대부분 확실히 규명되지 않은 사실이다. 약으로 인한 부작용인지, 고열로 인한 현상인지 알 수 없다. 독감 발생시 뇌막염이 동반되면 간혹 이상행동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 이병희 울산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

반드시 예방접종하고 개인위생 철저를

△이병희 울산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

“타미플루를 복용한 환자 중 약 10%에서 구역, 구토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 드물게 청소년에게 있어 섬망, 자해 행위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는 극소수다. 독감 진단을 받았다면 약을 복용해야 한다. 독감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한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독감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하는 것이 좋다. 또 유동인구가 많고 사람간 접촉이 잦은 곳에 방문할 경우 마스크 착용 및 손 씻기 등 적절한 위생 관리가 필요하다.”

 

▲ 서민희 동강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치료시기 놓치면 더 심각한 합병증 유발

△서민희 동강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타미플루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보다 독감 약을 복용하지 않아 나타나는 합병증이 더욱 심각하다. 적절한 시기에 독감을 치료하지 않으면 폐렴 등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확률적으로 따져보더라도 독감이 걸렸다면 타미플루를 복용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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