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문화연구’ 통해 제안

▲ 울산삼일회관 전경사진.

울산삼일회관(울산시 중구 성마을길 3)을 ‘울산 근현대기 정신문화예술 산실’로 바라보며 시설보존방안에 대한 필요성과 시급성을 제기한 논단이 나왔다.

신춘희(시인) 울산이야기연구소장은 최근 울산광역시문화원연합회가 펴낸 울산향토사통합연구지 <울산지역문화연구>(제6호)(사진)에서 ‘근현대 울산 정신 문화 예술의 산실을 찾아서’ 제하의 글을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신 소장의 글은 주로 1920년대 신문보도내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옛 울산초등학교과 옛 중부도서관 뒷쪽 삼일회관 전신은 일제강점기 울산청년회관이다.

▲ 울산향토사통합연구지 <울산지역문화연구>(제6호)

1921년 11월27일 낙성식이 열린 울산청년회관은 김홍조와 김우성 등 지역 독지가들의 사재로 지어졌다. 이후 회관 내 상주하던 울산청년회는 울산 곳곳을 순회하며 계몽강연과 농민구제를 위한 음악회를 연다. 신간회와 근우회로 대표되는 울산의 민족운동단체도 이 곳에서 출범했다.

1945년에는 해방과 함께 울산건국청년단의 본거지가 되었다가, 음악연극문학 등 계몽운동 일환의 지역예술 기반시설로 바뀌어갔다. 청년회관이 삼일회관으로 바뀐 것은 1970년대 일이다. 지역문예계의 원로였던 고 김태근 옹이 당시 재력가인 고기업에게 청년회관재건을 요청했고, 건물 개보축 이후인 1971년3월1일 지금의 울산삼일회관으로 이름도 수정됐다.

울산청년회관과 관련있는 자들 중에는 울산문화예술의 산파역할을 담당하는 이가 적지않다. 박병호는 한국 최초의 탐정소설로 거론되는 ‘혈가사’를 집필했고, 김태근은 예비문사들과 울산문우회를 결정해 종합문예지 <태화강>과 향토지 <백양> 등을 발간했다. 청년단원이었던 박태용, 박지무, 차재규, 김동석 등은 여러 편의 노래를 작사작곡했고, 이상숙은 시인으로, 박상지는 소설가로, 김인수, 박기태는 화가로 일가를 이뤘다.

신 소장은 “옛 것을 익히고 그것을 통해 새것을 안다는 온고지신 정신은 21세기를 살고있는 시민들에게 여전히 유한하다. 울산 정신 문화 예술의 중심역할을 한 공간을 둘러보는 일의 의미는 거기에 있다”고 마무리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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