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화강변그린빌 인근 그린벨트(GB)에 결국 ‘태화강변 공공주택지구(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가 확정돼 지난달 31일 지정·고시됐다. 향후 1년 안에 국토부의 개발계획 승인, 실시계획 승인 등이 나면 공사에 들어가 2024년 준공한다. 불과 5년 후가 되면 이 일대 태화강은 1994가구의 아파트 밀림으로 둘러싸이게 된다. 아파트 단지가 4만여평에 이르러 아예 상전벽해가 된다.

울산시민들과 언론은 그 동안 줄기차게 이곳을 수변공간으로 남겨놓아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울산시는 그 동안 수천억원을 들여 십리대숲을 조성하고 이를 국가정원으로 가꿨다. 최근에는 하류부터 석남사까지 아시아 최고의 백리대숲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울산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태화강 중류에 LH가 콘크리트 벽과 다름없는 고층 아파트를 빽빽하게 세운다는데도 울산시는 제동을 걸기는커녕 권한이 없다며 묵묵부답이다. 울주군은 한술 더 떠 울주군의 인구유입을 위해 LH의 사업에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LH는 원래 수익성만 보고 도시를 무차별적으로 파헤치는 습성을 갖고 있다. 지역에 대한 애정이 있을 리 없기 때문에 후대를 생각하지 않고, 부작용은 아예 도외시하며 오직 사업성만으로 판단한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교통이다. 신삼호교 남단은 이미 교통지옥으로 변한지 오래고, 이 지구에서 태화강을 건너면 산이 가로막고 있다. 설령 태화강에 다리를 놓고 터널을 뚫어 다운동으로 가려고 해도 이미 울산다운2 공공주택지구에는 1만3600가구의 아파트가 조만간 들어선다. 과연 이들의 출퇴근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모르겠다.

더욱이 부동산 경기가 바닥인 상태에서 태화강변 공공주택지구는 대부분을 일반분양으로 배정해놓고 있다. 아파트가 텅텅 비어가고, 새로 지은 아파트는 미분양인 상태인데 LH가 알짜 중의 알짜인 태화강변 그린벨트에 일반분양을 하겠다니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울산시와 울산시의회, 그리고 울주군은 진정 울산을 위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밤새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 울산의 젖줄이자 관광수입의 원천이며, 시민들의 최고 자긍심인 태화강 수변공간을 방치하는 것은 큰 과오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태화강은 지금 거금을 들여 분칠을 할 때가 아니라 주변을 더 맑게, 더 체질적으로 튼튼하게 만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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