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된 울산시 중구가 ‘울산큰애기와 떠나는 재미있는 중구여행’을 콘셉트로 잡았다. 울산큰애기는 빨간 치마를 입은 깜찍한 모습의 여자를 형상화한 중구의 상징 캐릭터다. 1992년 발매된 가수 김상희의 노래 ‘울산큰애기’에서 따왔다. 이 노래 속의 울산큰애기는 샹냥하고 복스럽고 다정하고 순진한 미혼 여성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지역·공공 캐릭터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 1회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에서 전체 우수상(3위), 자치단체 1위를 차지했다. 이 큰애기가 올해 중구의 관광을 이끌어나간다는 것이 중구의 전략이다.

박태완 중구청장은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예산 18억원을 투입해 4개 분야, 11개 세부 사업을 통해 관광객이 중구를 찾고 중구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큰애기의 다양한 조형물과 아트오브제를 만들고 큰애기 페스티벌과 세미뮤지컬 공연, 큰애기 난타 퍼포먼스 등 큰애기 관광상품화가 눈길을 끈다. 전통의 도시 중구가 원도심을 문화예술의 거리로 조성한 데 이어 캐릭터를 활용한 현대적인 문화예술로 새로운 볼거리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관광은 일회성 볼거리로는 산업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관광산업이 되려면 머물고 싶고, 다시찾고 싶은 관광자원이 필요하다. 중구에는 이미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는 태화강대공원과 십리대숲을 비롯해, 조선시대 울산의 위상을 말해주는 병영성, 우리나라 향교의 표준을 보존하고 있는 울산향교,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동헌 등 역사유적도 있다. 입화산참살이숲 아영장, 황방산 생태야영장 등도 좋은 자원이다. 전통과 현대, 자연의 조화로운 관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도시다. 하지만 오래 시간을 두고 머물거나 관광수익을 창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중구를 넘어 울산으로 범위를 넓히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다.

‘올해의 관광도시’는 관광산업의 완료형이 아닌 시작을 위한 디딤돌일 뿐이다. 2017년 울산시는 ‘울산관광의해’를 맞아 많은 예산을 쏟아부어 울산관광의 인지도를 높이기는 했으나 2년이 지나면서 그 효과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중구의 올해 관광도시 선정은 울산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시한번 펌프질’이 돼야 한다. 울산시와 남구·동구·북구·울주군이 ‘강건너 불구경’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울산은 도단위 광역도시와는 달리 지리적으로 워낙 붙어 있는데다 하나의 문화권이어서 구·군경계가 별 의미도 없다. 중구 ‘올해의 관광도시’가 중구를 넘어 울산의 지속가능한 관광산업을 위한 주춧돌이 되도록 시·구·군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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