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까지 이란·日·사우디 없이
22일 오후 바레인과 16강 대결
부상 기성용도 복귀 공백 메워

59년만에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한국축구대표팀에 우승 청신호가 켜졌다. 조별예선 필리핀전에서 부상으로 이탈했던 기성용(뉴캐슬)이 정상 훈련에 합류한 데다 결승까지 우승 후보인 이란(FIFA랭킹 29위)·일본(50위)·사우디아라비아(69위)를 만나지 않는 상대적으로 쉬운 대진을 받게 됐다.

한국은 오는 22일 오후 10시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A조 3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바레인(113위)과 16강전을 펼친다. 바레인은 A조에서 1승 1무 1패로 3위를 차지해 힘겹게 16강에 합류했다. 한국은 바레인과 역대 전적에서 10승 4무 2패로 앞서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최상의 대진표가 만들어졌다. 만약 한국이 바레인을 격파하면 8강에서 카타르(93위)-이라크(88위) 승자와 대결을 펼친다. 4강에 진출하면 호주(41위), 우즈베키스탄(95위), 아랍에미리트(79위), 키르기스스탄(91위) 중 한 팀과 만난다. 객관적 전력상 호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반대편 그룹에는 이란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가 함께 속했다. 당장 16강전에서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중 패배하는 팀은 짐을 싸 귀국해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조별리그에서 카타르에 패해 2위로 16강에 진출했기 때문.

두 팀 중 승자가 4강에 진출할 경우 4강 상대는 아시아에서 FIFA랭킹이 가장 높은 이란을 상대해야 한다. 결승까지 가시밭길이 이어지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결승까지 아시아 5강 중 3팀(이란, 일본, 사우디아라비아)을 만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바레인과 16강전을 앞두고 있는 벤투호는 패스 마스터 기성용이 정상 컨디션을 되찾아 훈련에 합류했다. 지난 17일 중국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2대0 완승을 거두고 3연승으로 조 1위를 확정한 벤투호 태극전사들은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 미니게임 등으로 회복 훈련을 펼쳤다.

이제 16강 이후부터는 패하면 짐을 싸야 하는 만큼 태극전사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긴장해야 한다.

벤투호는 16강전부터 한층 업그레이드된 빌드업 과정을 펼쳐야 한다. 단순히 점유율만 높이는 게 아니라 골키퍼부터 시작되는 공격과정이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돼야 한다.

다행인 것은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 기성용이 16강전부터 합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성용의 빈자리를 황인범(대전)이 빈틈없이 막아냈지만, 좌우 측면으로 길고 강하게 뿌려주는 패스는 아쉬웠다.

밀집 수비는 중거리포와 측면 크로스로 깨는 게 해법이다.

기성용의 복귀로 대표팀은 손흥민을 정점으로 한 중앙 돌파와 함께 기성용이 중원에서 기습적으로 강하게 측면으로 내주는 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를 흔들 수 있는 전술이 추가됐다.

대표팀 빌드업의 또 다른 무기는 중앙 수비수 김영권(광저우)과 김민재(전북)의 롱 패스 작전이다.

김영권과 김민재는 골키퍼의 패스를 받아 미드필더에게 볼을 내주는 게 1차 임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대각선으로 길게 패스를 뿌려주는 임무도 부여받았다.

기성용이 중원에서 강력한 전진 패스를 내주고, 김영권과 김민재가 좌우 측면에서 상대 진영 대각선 방향으로 강하게 롱 패스를 내줘 측면 공격수들의 공간 돌파에 힘을 실어준다는 작전이다.

바레인은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밀집 수비를 경험한 벤투호는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겠다는 각오뿐이다.

바레인이 승부차기를 노려 ‘밀집 수비’와 중동 특유의 ‘침대 축구’를 앞세울 수도 있는 만큼 벤투호는 상대를 압도할 공격력과 전술로 방심 없이 대처해야 한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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