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고사=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수행과 저술활동을 한 곳)

▲ 반구대 대곡리사지 현장에 있던 불상모습을 담은 사진이 이 책을 통해 최초 공개됐다. 사진은 1962년 정영호씨가 촬영했다.

반구대 선사마을 공동체
‘반구대 선사마을…’통해
“1970년대초 대곡리 사지서
연꽃문양 불상 좌대 발견
두말없이 반고사터” 주장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수행과 저술활동을 했던 ‘반고사 터’는 대곡천 유역에 있는 반구대의 대곡리 사지라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그동안 반고사 터 추정지로 대곡리 사지와 탑거리의 천전리 사지 두 곳이 제기돼 왔다.

▲ <반구대 선사마을 이야기-구술로 엮은 사람과 자연 이야기>(사진)

반구대 선사마을 공동체(대표 이영준)가 발간한 <반구대 선사마을 이야기-구술로 엮은 사람과 자연 이야기>(사진)를 통해 문명대 교수는 “1970년대 초 대곡리 사지에서 연꽃 문양이 있는 불상의 좌대를 발견했다. 불상이 나온 대곡리 사지가 반고사 터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마을 주민들에게 노임을 주고 집청정 마루 밑으로 좌대를 옮겨 놓았는데 어느날 갑자기 좌대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비록 좌대는 사라졌지만, 마을을 지켜준 불상은 현재 부산대학교박물관에 남아 있다. 보존은 되어 있지만, 울산이 아닌 부산에서 소장하고 있다는 것에 마을 주민은 큰 아쉬움이 남는다.

반구대 서원마을에서 자란 이상락씨는 “날마다 돌미륵의 손에 돌을 올려 놓고 문지르면서 소원을 빌었다. 돌이 달라붙으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했는데 문지르다보면 어떨 때는 돌이 딱 달라붙어 움직이지 않을 때도 있었다. 우리 마을에서 오랫동안 모셨던 돌미륵인데 도로 모셔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랜 세월 불상을 모셔온 손진용 선생의 아들인 손익씨는 “부모님은 불상을 매우 정성껏 모셨다. 요즘도 종종 어머니(김교순)를 모시고 불상을 뵈러 간다”고 했다.

한편 <반구대 선사마을 이야기>는 지난해 울산시 마을공동체 활성화사업 공모에 선정돼 그 성과물로 출간됐다. 책에는 대곡천이 품고 있는 자연유산, 문화유산과 이를 지켜온 대곡리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표지는 1954년 대곡마을 전경을 담은 귀한 항공사진이다.

책 속 마을 탐방은 ‘반구교에서 반구마을까지’ ‘한실길에서 한실마을까지’ ‘연로개수기에서 벼락 맞은 나무까지’ ‘대곡천 암각화군’ 등 4개의 영역으로 분류해 발길에 따라 순차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기술했으며, 주민들이 겪은 동시대의 다양한 체험담을 함께 풀어냈다.

이영준 반구대 선사마을 공동체 대표(대곡리 이장)는 “마을 사람들이 이렇게 자주 만나 소통하고 힘을 합쳐 일해 본 적이 없었다”며 “반구대암각화 때문에 주민들이 때로는 너무 고통을 받아 ‘암각화를 떼 가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앞으로는 반구대암각화를 세계유산에 등재 시키는데 앞장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책 발간 사업에 참여한 이달희 반구대포럼 상임대표는 “마을 주민들이 풀어 놓은 이야기와 사진들을 보면서 사연댐 축조 이전의 대곡천 계곡과 대곡마을을 복원하는 것이 대곡천 반구대문화유산을 아끼는 우리 모두의 책무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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