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올들어 ‘경제챙기기’ 나서
5대 총수도 잇달아 공식일정 소화
“정부의 투자·고용확대 요청 고민”

재계 총수들이 새해 들어 일제히 외부 공식 일정을 늘리며 의욕적인 출발을 보이고 있다.

세대교체를 이룬 그룹을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데다 그동안 ‘재벌개혁’을 강조해온 문재인 정부가 올해 ‘경제 챙기기’에 나서면서 대기업에도 손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재계·정부 소통이 확대됨에 따라 이들 그룹은 ‘기업 기(氣) 살리기’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 부담을 느끼는 기류도 감지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이재용 부회장, 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SK 최태원 회장, LG 구광모 회장, 롯데 신동빈 회장 등 5대 그룹의 총수들은 각각 이달 들어서만 최소 2차례, 최대 6차례 대내외 행사 참석이나 사업장 방문 등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해 연초에는 구속 수감 상태였던 이 부회장은 올들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주최한 신년회에 참석한 것을 시작으로 모두 5차례 대내외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5일에는 문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 자리에서 “대한민국 1등 대기업으로서 작년에 숙제라고 말씀드린 ‘일자리 3년간 4만명’은 꼭 지키겠다”며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고 그것이 기업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승진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2일 부친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처음으로 그룹 시무식을 주재한 데 이어 같은 날 문 대통령의 신년회에 참석하면서 사실상의 ‘그룹 대표’임을 재확인했다. 17일에는 울산에서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수소 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에 참석했다. 올해 들어서만 대통령 행사에 3차례나 참석한 셈이다.

최태원 회장은 올해 들어 공개된 일정만 6차례에 달했다. 문 대통령 주최 신년회에 이어 그룹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했고, 이튿날에는 5대 그룹 총수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대한상의가 주최한 재계 신년 인사회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지난해 그룹 총수에 오른 구광모 회장도 지난 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처음으로 그룹 시무식을 주재했으며, 같은 날과 지난 15일 문 대통령이 주최한 행사에 ‘선배 총수’들과 함께 참석했다.

지난해 10월 집행유예로 석방된 신동빈 회장은 지난 13일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을 방문해 모처럼 현장을 둘러본 데 이어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 행사에도 동참했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 주요 그룹의 올해 투자·고용 계획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일단 중장기 계획을 이행하는 데 주력하겠지만 정부의 요청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에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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