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함께 다시 뛰는 도시로
해상풍력·수소경제등 발판 삼아
울산, 에너지선도도시로 거듭나야

▲ 성인수 울산도시공사 사장, 울산대 명예교수

한자 4자로 이루어진 사자성어는 중국의 역사, 고전과 시가 등에서 유래한 말이다. 또 일본, 서양이나 우리말 속담에서 유래한 것도 있다. 사자성어는 교훈, 비유나 상징성을 띠고 있어서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인다. 예로, 타산지석(他山之石), 십시일반(十匙一飯), 일석이조(一石二鳥), 오비이락(烏飛梨落) 등 다양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혁명완수(革命完遂), 근면검소(勤勉儉素), 유비무환(有備無患), 국론통일(國論統一)<1962~75년> 등은 ‘사자구호’에 가깝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제2의 건국(第二建國), 대도무문(大道無門), 제심합력(齊心合力)<1994~98년> 등의 어구도 알려져 있다.

교수신문에서는 매년 교수들에게 물어 사자성어를 선정해 오고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의 2001년에는 안개 속에서 갈피를 못 잡는 상황에 빗대어, 오리무중(五里霧中)을 선정했다. 2002년에는 헤어졌다 합치고 다시 흩어지는 상태를 이합집산(離合集散)으로 보았다. 노무현 대통령의 2003년에는 길 모르고 헤매던 우왕좌왕(右往左往)을, 2004년에는 같은 파끼리는 한패가 되고 다른 파는 배척하는 당동벌이(黨同伐異)를 선정하였고, 2005년에는 위에 불 아래 물, 주역 괘처럼 소통 없이 서로 이반하고 분열하던 상화하택(上火下澤)으로 정했다. 2006년에는 약팽소선(若烹小鮮)의 조용한 리더십을 기대했으나, 구름은 가득한데 비는 안 오는 밀운불우(密雲不雨)로 끝났다. 2007년에는 자신을 속이고 남도 속인다는 자기기인(自欺欺人)을 골랐고, 연말에 MB 정권이 탄생했다.

2008년에 이명박 당선인은 나라가 태평하고 해마다 풍년이 드는 시화연풍(時和年豊)을 희망하였으나, 교수신문은 썩을 대로 썩어 질환도 숨기던 호질기의(護疾忌醫)로 답했다. 2009년에는 위기에 잘못을 바로잡고 나라를 바로 세운다는 부위정경(扶危定傾)의 희망이, 정도, 대도를 벗어나 샛길, 굽은 길로 편법만 난무하던 방기곡경(房岐曲逕)으로 끝났다. 2010년에는 강구연월(康衢煙月)의 태평을 바랐건만, 머리를 처박고 숨지만 꼬리가 드러난다는 장두노미(藏頭露尾)가 뽑혔다. 2011년에는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단숨에 이룬다는 일기가성(一氣呵成) 희망이, 소통불능의 자기 잘못은 생각 않고 남의 비판에 귀를 막는 엄이도종(掩耳盜鐘)으로 변했다.

2012년에는 온 세상이 모두 흐리게 되었다는 거세개탁(擧世皆濁)이 선정됐다. 2013년에는 도행역시(倒行逆施)라는 말로 ‘순리를 거스르지 말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했다. 2014년에는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우긴다는 지록위마(指鹿爲馬)가 뽑혔다. 2015년에는 세상이 온통 어두워서 도리가 행해지지 않는다는 혼용무도(昏庸無道)가 선정되었다. 2016년에는 물은 배를 띄우지만 전복시킬 수도 있다며, 군주는 배이고 백성은 물이라는 군주민수(君舟民水)로 경고했다.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나섰고,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을 골랐다. 2018년에는 한반도 평화구상과 국내정책들을 위해 해결해야 할 난제들로,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임중도원(任重道遠)으로 문재인 정부 2년차를 평했다.

필자는 2019년 울산에 어울리는 사자성어로 탐색풍광(探索風光) 수소경제(水素經濟)를 준비했다. 부유식해상풍력과 태양광발전뿐만 아니라, 수소산업 등 에너지선도도시로 울산이 거듭나고 있다. ‘시민과 함께 다시 뛰는 울산’을 지향하는 송철호 시장의 속마음은 사자성어로 여민동행(與民同行)이 되지 않을까. 시민과 함께 어울려 실행하고 움직여, 수소경제를 선도하자는 뜻이다. 성인수 울산도시공사 사장, 울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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