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태화강 중구 라인(태화·중앙·학성·반구1동)

▲ 태화강 십리대숲. 하늘 높이 뻗은 대나무들이 만들어낸 대숲 터널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울산시민의 자부심이자 지역문명 태동지인 태화강은 도심 한 가운데를 가르며 지나는 서울 한강 만큼이나 큰 물줄기다.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역사를 함께하며 한때 ‘죽음의 강’으로 부끄러운 역사가 될 뻔 했지만, 지금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생태환경의 상징으로 거듭났다.

 

연어가 회귀하고 철새가 도래하며 사람들이 모여드는 휴식·힐링 공간이자, 다양한 이야기와 풍류가 흐르고 멋이 넘치는 울산의 자랑거리다. 울산 토박이 나경상(가상인물)씨가 사시사철 색다른 비경·절경을 품은 태화강을 자신있게 소개하는 이유다.

한국관광 100선 꼽힌 ‘십리대숲’
시원하게 뻗은 대나무숲 걷다보면
일상의 스트레스 저절로 잊혀져
일몰부터 점등되는 ‘은하수길’
별빛 속을 걷는 듯한 기분 선사
강변따라 형성된 먹거리단지
음식점 130여개 몰려있어
취향대로 골라 먹는 재미

◇십리대숲 낭만 산책하고, 도심 정원에서 소풍

태화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십리대숲이다. 말 그대로 중구 태화강 상류에 약 10리(약 4㎞)에 걸쳐 있는 대밭으로, 하늘 높이 뻗은 대나무들이 선보이는 대숲 터널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대나무 숲을 간지럽히며 부는 맑고 시원한 바람은 미세먼지로 고통받던 코와 입을 씻겨주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대나무 숲 산책로를 걷다 작은 누각에 누워 대숲 사이로 비치는 하늘을 바라보거나, 죽림욕장 의자에 앉아 가만히 눈을 감고 사색에 빠져있다보면 직장·학교에서의 스트레스와 고민들이 싹 잊혀지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올해 초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십리대숲이 꼽힌 이유다.

 

요즘 십리대숲은 낮보다는 밤이 핫하다. 최근 ‘인싸’들에게 십리대숲 은하수길은 그야말로 울산 방문의 필수 성지가 됐다. 마치 대숲에 별을 걸어놓은 듯한 풍경에 숨이 턱 하니 멎을 수도 있으니 ‘주의요망’. 눈으로 보는 아름다움이 자신의 카메라에 100분의 1도 담기지 않아 화가 치미는(?) 경험은 덤이다. 참고로 은하수길 점등시간은 일몰부터 오후 10시까지다. 은하수길을 보고 야간조명이 압권인 십리대밭교를 찾는 것도 빼놓지말자.

나경상씨가 다음으로 이끄는 곳은 태화강지방정원(태화강대공원)이다. 십리대숲에서 낭만과 힐링을 만끽했다면 이곳에서는 소풍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서울 여의도공원의 2.3배 크기로 십리대숲을 비롯해 각종 식물과 꽃들이 어우러진 전국 최대규모의 도심친수공원이다.

▲ 최근 울산 방문의 필수 성지가 된 십리대숲 은하수길. 마치 대숲에 별을 걸어놓은 듯한 풍경에 눈을 뗄 수 없다. 김도현기자 gulbee@ksilbo.co.kr

사시사철 모두 좋지만 나경상씨는 특히 봄을 좋아한다. 색색의 꽃들 사이에 아무렇게나 자리를 깔고 앉아있으면 고개를 돌리는 곳마다 그림이다. 날씨가 더워지면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못지 않게 젊은이들이 치맥을 즐기러 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원박람회 당시 작품들이 이색적으로 설치돼 있어 마치 거대한 야외미술전시장 같다.

▲ 태화강 일원에서는 사계절 내내 공연·축제·행사가 이어져 방문객들에게 다채로운 즐거움을 제공한다. 사진은 봄꽃대향연과 재즈페스티벌 모습.

나경상씨는 강변을 따라 걸었을 때도 좋지만 자전거 트래킹 하기에 태화강 만큼 좋은 곳이 없다고 자신한다. 태화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길은 안전하면서도 풍경이 좋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십리대숲, 태화강지방정원, 태화루, 원도심은 물론 위로는 울주군 선바위, 아래로는 북구 명촌 갈대숲까지 닿는 코스가 명품이다. 태화강을 따라 자전거 페달을 밟다보면 왜 태화강이 울산 시민의 자랑인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생태환경의 상징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태화강 일원에서는 사계절 내내 공연·축제·행사가 이어져 방문객들에게 다채로운 즐거움을 제공한다. 사진은 봄꽃대향연과 재즈페스티벌 모습.

◇지친 몸 십리대숲 먹거리단지서 원기보충

태화강 라인(Line) 관광을 즐겼다면 끼니 걱정은 크게 안해도 된다. 강변 2㎞ 구간에 130여개 다양한 메뉴의 음식점이 자리한 십리대숲 먹거리단지가 있기 때문.

지난 1983년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십리대숲 먹거리단지에는 장어·오리불고기·돼지국밥·막창구이 등 스태미나 음식도 포진돼 있어 넓은 태화강 일대를 관광하느라 지친 몸을 보신하기에는 이만한 곳이 없다. 유명 요리연구가가 출연한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된 맛집부터 긴 세월 터줏대감처럼 지역주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향토음식점까지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 태화강 일원에서는 사계절 내내 공연·축제·행사가 이어져 방문객들에게 다채로운 즐거움을 제공한다. 사진은 봄꽃대향연과 재즈페스티벌 모습.

최근에는 십리대숲과 태화강대공원 등이 젊은 커플들의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으면서 일대에 프랜차이즈 카페를 비롯해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하나 둘 들어서며 달콤한 디저트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태화강변을 따라 원도심 쪽으로 내려왔다면 성남 둔치 푸드트럭존에서 길거리 음식을 즐기며 태화강 야경을 바라보는 것도 운치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자연 무대로...사시사철 축제

봄꽃대향연 5월16~19일

여름에는 치맥페스티벌

납량축제 빼놓을수 없어

태화루에선 상설공연도

태화강과 그 주변은 자연이 울산시민에게 준 가장 큰 야외무대다. 한해 내내 공연과 축제, 행사로 채워진다.

그중에서도 나경상씨는 봄꽃대향연을 강추한다.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5월 봄꽃 축제로 꽃양귀비와 수레국화, 안개꽃, 금영화, 작약 등 수천만 송이의 봄꽃이 카메라 셔터를 가만두질 못하게한다. 여기에 축제기간 봄꽃과 태화강을 배경으로 열리는 다채로운 콘서트와 행사는 귀까지 간지럽힌다. 올해 봄꽃대향연은 5월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예정돼 있다.

영남을 대표하는 3대 누각인 태화루를 찾아 상설공연을 즐기는 것도 빼놓지 말아야한다. 공연없이도 태화루에서 가만히 지는 노을을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국악·타악·검무·장구춤이 어우러진 전통 공연을 더하면 신선놀음 같은 울산여행의 백미가 될 수 있다. 지난해는 매주 토요일 진행됐는데, 올해 공연일정은 논의중으로 사전에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무더운 여름 울산을 찾았다면 태화강 치맥페스티벌과 납량축제도 새로운 추억이 될 수 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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