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 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삼한사미(三寒四微). ‘3일은 추위, 4일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는 뜻으로 우리나라의 최근 겨울 날씨를 비유하는 신조어이다. 마치 기상학적인 용어가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지난 가을부터 극성인 미세먼지 탓에 미세먼지 관련한 국민청원만 6000건이 넘었다. 춥지 않으면 왜 미세먼지인지, 그 궁금증을 풀어보자.

기온과 미세먼지와의 연관성, 모든 계절에 통하는 것은 아니고 일단 겨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겨울 날씨에 영향을 주는 대륙성 고기압은 통상 미세먼지를 쓸어가는 ‘빗자루’ 역할을 한다. 북서풍을 타고 내려온 국외 미세먼지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를 대륙성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함께 쓸어가는 것이다. 대륙성 고기압이 미세먼지를 쓸어가는 동시에 한파도 함께 찾아와, ‘추우면 미세먼지가 나아진다’고 느끼는 이유이다. 찬공기가 북쪽으로 치우쳐 지나면 비교적 대기가 안정된 상태로 따뜻한 날씨가 이어진다. 공기는 항상 빈자리를 찾아 이동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로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풍계열의 바람이 불어오고, 이 서풍이 특히 국외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가 이동하기 쉽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미세먼지의 주범을 두고도 논란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다고 100% 국외에서 왔다고는 할 수 없다. 한국과 중국, 일본은 지정학상 서로 붙어있기 때문에 ‘호흡공동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대기환경에 연관성이 깊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북반구 중위도 편서풍 지대(서에서 동으로 공기가 흐르는)에 속해 있어 가장 서쪽에 위치한 중국의 스모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편서풍이 모든 바람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 엄밀히 말해, 더 큰 규모로 지배하는 흐름이 편서풍이라는 것이지 어떤 고도에서, 또 어떤 기압의 영향으로 바람의 방향은 늘 바뀌기 마련이다. 다만, 강한 찬바람의 하강기류를 보이는 대륙고기압의 확장이 약해지면 아무래도 국내의 대기정체와 서풍계열의 바람으로 풍계가 바뀌면서 국외의 미세먼지가 바람을 타고 날라 올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미세먼지의 근원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의 예방도 중요하다.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제공하는 대기예보정보(에어코리아 www.airkorea.or.kr 오전 5시, 오전 11시, 오후 5시, 밤 11시)를 토대로 상세지역의 시간별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KF마크의 보건용 마스크를 올바른 사용법을 숙지한 뒤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 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