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반정부선언을 한 뒤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을 찾아 중도 사퇴를 요구한 군 고위장성 3명의 퇴진 압력에 굴복해 공식 사임했다고 베네수엘라의 글로보비시온 TV방송이 12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은 에프라인 바스케스 벨라스코 육군 참모총장과 호세 비센테 랑헬 국방장관 등이 이날 자정 직후 대통령궁에서 차베스 대통령과 접촉하고 대통령에게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중도 사퇴하라고 촉구했으며, 대통령이 이를 수락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바스케스 참모총장이 장성 한 명을 대표로 한 연락장교단을 차베스 대통령에게 보내 대통령이 구술하는 사임 내용을 받아적었다고 말했다.

 일간 엘 우니베르살을 비롯한 다른 언론 매체들은 차베스 대통령이 대통령궁에서 고위 장성 3명에게 대통령직 사임을 선언한 뒤 바로 육로를 통해 라 카를로타 공군기지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언론은 차베스 대통령의 부인과 가족들이 이미 이날 오후에 라 카를로타 공군기지에서 군용기편으로 마라카이를 비롯한 베네수엘라의 다른 지역으로 피신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바스케스 참모총장은 이날 오후 반정부 선언을 한 뒤 군병력의 투입으로 빚어진 유혈 사태에 대해 국민에 사죄한다고 발표했다. 베르나베 카레로 쿠베로 합참의장도 루카스 린콘 대장을 비롯한 군 최고수뇌부가 이날 차베스 대통령의 사임과 총선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카레로 쿠베로 합참의장은 우리는 대통령이 이 같은 결정을 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차베스 대통령이 유혈 사태를 피하기 위해 반정부 장교들과 협상을 벌일 것을 자신에게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멕시코시티=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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