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청문회 안거친 첫 사례
野, 정치적 편향 이유로 거부
이채익 의원 “여야협치 파괴”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조해주(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을 임명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2월 임시국회를 보이콧 하는 등 전면전에 돌입키로해 정국이 경색되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국민대 정치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조 후보자를 새 위원으로 내정했다. 이후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조 위원이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선거 캠프의 특보로 임명된 과정을 문제 삼으며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선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송부 재요청 시한인 지난 19일이 지나서도 청문회 개최를 위한 여야 논의를 기다리겠다며 조 후보자 임명을 보류해 왔다. 그러나 23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야 간사가 청문회 개최와 관련한 접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문 대통령은 결국 임명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인다.

▲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 임명 전망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위원이 임명장을 받으면 선관위원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채 임명되는 첫 사례가 된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임명을 강행한 데 대해 강력히 반발하며 2월 임시국회를 거부하기로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선거에 관한 모든 업무를 보는 자리에 대선 캠프 출신 인사를 앉히겠다는 것은 앞으로 선거를 공정하게 하지 않고 부정선거도 획책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국회에서는 같이 일을 안 하겠다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2월 임시국회를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특히 “2월 국회뿐 아니라 지금부터 모든 국회일정을 거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은 우리가 요구하고 있는 특검, 청문회, 국정조사 등에 대해 아무것도 대답하지 않고 있다.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함부로 짓밟겠다고 하는 정부·여당에 대해 결집된 의사를 표시해 달라”고 밝혔다.

앞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채익(울산남갑)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조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야당은 이를 여야 협치 파괴 선언으로 이해하고 2월 국회 개최에 협조할 수 없음을 명확히 밝힌다”며 “국회 로텐더홀에서 연좌농성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권은희 의원 역시 “임명이 강행되면 한국당과 함께 조 후보자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 조 후보자는 인사청문위원들의 사실 확인 관련 업무를 방해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허위사실 확인서를 발급받고 인터넷에서 관련 사실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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