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 계기 훈련…日언론 “호위함 파견계획 취소 검토”
부산 앞바다→싱가포르 이동하면서 훈련…미국·호주·캐나다 등 참여

오는 4월 말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를 계기로 검토되는 국제해양안보훈련에 일본의 참가 여부가 주목된다.

이번 훈련은 작년 최초 계획 단계에서 한미일 3국이 주관해 올해 4월 말 실시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 레이더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와 초계기 저고도 위협 비행 갈등을 이유로 불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26일 “올해 4월 말 열리는 아세안 ADMM-Plus의 분과위원회 중 해양안보분과위원회의 공동 의장국을 한국과 싱가포르가 맡게 됐다”면서 “이번 회의를 계기로 참가국의 해군 함정들이 주축이 된 국제해양안보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고 밝혔다.

회의 장소로는 부산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계기 훈련은 애초 한미일 3국이 주관하고, 싱가포르와 호주, 캐나다 등의 함정이 참가하는 쪽으로 기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안보분과위원회 공동 의장국인 한국의 부산 앞바다에 출발해 싱가포르까지 이동하면서 해상에서 훈련을 하는 방식이다. 해적 퇴치와 해상 우발사고에 대한 수색·구조, 불순세력으로부터 해양 유전시설 보호 등을 위해 참가국들이 협력하자는 취지의 훈련이다.

아세안 주요 국가들이 한국에서 싱가포르까지 이동하는 이런 훈련을 계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약, 이 훈련에 일본 함정이 계획대로 참가한다면 레이더와 초계기 위협 비행에 대한 한일 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긍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실제 미국 측은 이번 훈련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다음 달 중으로 이 훈련에 대한 회의 참가국 대표들 간의 협의가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일본 방위성은 올해 봄 해상자위대 호위함 ‘이즈모’를 한국에 파견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취소하는 방향으로 검토에 들어갔다고 산케이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는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한 기사에서 방위성이 한일 간 ‘레이더 갈등’으로 한국과의 방위협력을 당분간 축소하고 냉각기를 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방위성은 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에 맞춰 부산항에 이즈모 등 호위함 수척을 파견할 계획이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국과의 방위협력은 중요하지만, 한일 양측의 여론도 과열되고 있다”며 “냉각기를 두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산케이는 “해상자위대 호위함은 부산 입항을 보류하지만, 각국 해군과 해상에서 하는 공동훈련 참가는 검토를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여당인 자민당 내에선 최근 한국과의 방위협력에 대해 “당분간은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방위성은 한국의 광개토대왕함이 지난달 자국 초계기에 화기관제 레이더를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우리 군은 화기관제 레이더를 방사하지 않았고 오히려 일본의 초계기가 낮은 고도로 위협 비행을 했으니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일본 측은 한국 군 당국이 지난 23일 자위대 소속 초계기의 근접 위협 비행에 대해 항의하고 사진을 공개한 것과 관련, 반박 증거를 내놓지 않으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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