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울산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다녀간 울주군 옹기마을에 ‘대통령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옹기박물관 방문객은 5~6배 늘었다. 체험장인 옹기아카데미에도 배 이상이 찾고 있다. 체험문의도 늘었다. 관광객들은 대통령의 동선을 확인해 따라가 보기도 하고, 대통령이 ‘전통문화가 우리의 경쟁력입니다’라는 글을 적어 넣은 옹기를 찾기도 한다. 옹기마을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문대통령의 옹기마을 방문을 강력하게 원했던 울주군은 옹기마을의 관광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대통령 방문 관련 입간판을 설치하고 기념촬영지 포토존도 조성했다. 기념사진전 개최도 논의 중이다. 옹기박물관 기획전시도 활성화하고 체험 프로그램도 늘릴 계획이다. 마을 뒤편 폐선부지 활용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일회성 반짝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겠으나 지속성과 확장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속가능성은 옹기마을 특유의 매력을 되찾을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이 곳의 매력은 옹기장인들의 공동체라는 것이다. 옹기가 아닌 마을에 방점이 찍힌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옹기는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상품이다. 6·25 전쟁 이후 옹기장인들의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해 번성기였던 1970년대엔 옹기업체만 해도 13곳이나 됐고 도공은 500여명이 넘었던, 그야말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옹기마을이다. 옹기엑스포를 앞두고 졸속으로 새단장하기 전만 해도 구릉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골목, 나지막한 지붕들, 길게 누운 옹기가마 등 특유의 서정성이 진하게 남아 있었다. 흔하지 않은 그 서정성을 되살리면서 관광지로서의 편의성과 새로운 매력을 갖출 때 비로소 관광자원으로서의 지속성이 생기는 것이다. 입간판이나 포토존 등의 반짝 효과를 마을 탐방과 골목 걷기 등으로 전환할 수 있는 매력을 만들어야만 한다.

그렇다고 옹기마을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옹기마을의 규모는 사실상 한나절 볼거리에 불과하다. 관광객들이 옹기마을만 보고 부산이나 경주로 가버린다면 ‘대통령 효과’는 무위로 끝난다. 울주군은 물론 울산시 전체를 대상으로 옹기마을과 연계 관광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 옹기마을을 시작으로 간절곶과 영남알프스, 반구대암각화~천전리각석 등 울주군 지역내 관광자원은 물론 중구의 십리대숲, 남구의 고래마을, 동구의 대왕암공원까지 확장시킬 때 비로소 ‘머무르는 관광’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옹기마을은 울산을 대표할 관광자원이라기엔 미흡한 부분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옹기마을을 문대통령 방문지로 정한 이유에 대한 답을 하루빨리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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