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대 여만스 교수팀
신석기 유적지 동물뼈 분석
개 배설물로 보이는 뼈 발견

인류가 약 1만1500년 전에 개(犬)와 함께 살며 토끼나 여우 같은 작은 동물을 사냥할 때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고학적 증거가 발굴됐다.

코펜하겐대학 동물고고학자 리사 여만스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1만1500년 전의 신석기 초기 유적지인 ‘슈바이카(Shubayqa) 6’에서 발굴된 동물 뼈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인류학적 고고학 저널(Journal of Anthropological Archaeology)’ 최신호에 실었다.

연구팀은 이곳에서 발굴된 3800여점의 포유류 뼈를 분석했다. 여기에는 개 뼈 55점도 포함돼 있다. 그 결과, 토끼를 비롯한 작은 동물의 뼈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개로 추정되는 다른 동물의 소화기관을 거친 흔적이 뚜렷한 뼈도 발견됐다.

개 뼈는 파편화돼 있어 어떤 종(種)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여만스 박사는 “동물 뼈 중 일부는 다른 동물의 소화기관을 거친 분명한 흔적을 갖고있다”면서 “뼈의 크기로 볼 때 인간이 삼킬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개가 먹고 배설한 것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개는 약 1만4000년 전에 근동지역에서 처음으로 가축화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고고학적 증거도 확실치 않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약 1만1500년 전에 개가 인간과 함께 살았으며, 인간이 개와 함께 작고 빠른 동물을 추적하고 사냥하면서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더 적극적으로 개를 활용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연구에서 개는 당시 인간들의 일상 생활에 통합돼 주변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인간이 던져주는 동물 뼈다귀를 먹고 여기저기 배설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가 출현한 시기에 토끼 뼈도 급증했는데 이는 개의 토끼 사냥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여만스 박사는 “토끼나 여우처럼 작고 빠른 동물을 사냥할 때 개를 이용해 울타리를 친 곳으로 몰도록 했을 것이라는 추측은 우리가 수집한 증거와 맥을 같이 한다”면서 “고고학적 기록으로 작은 동물의 뼈가 갑작스럽게 늘어난 부분을 분석하면서 개의 도움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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