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가 면제된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는 울산을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일상생활적으로 엄청나게 업그레이드시키는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가 건설되면 경부고속도로 미호JCT에서 동해고속도로(울산~포항) 범서IC를 거쳐 강동 정자까지 불과 20분만에 주파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울산시와 정부, 도로공사의 협상에 따라 어디까지를 고속도로로 건설할지, 일반국도는 어느 구간으로 정할지 결정하는 일만 남았다. 또 이 고속도로의 이름을 어떻게 지을지도 관심사 중의 하나다. 보통 고속도로는 ‘울산~언양간 고속도로’처럼 시점과 종점으로 명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번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는 사실 순환도로의 개념으로 보기는 어렵다. ‘외곽’이 맞기는 하지만 울산을 한바퀴 돌아가는 ‘순환’의 기능을 갖고 있지는 않다. 울산시는 사업의 명칭을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라고 부르지만, 사실상 공사를 담당하는 한국도로공사는 시점과 종점을 명기한 고속도로 명칭을 쓰게 될 것이다.

울산에는 2개의 순환도로가 있는데, 바로 북부순환도로와 남부순환도로다. 그러나 북부순환도로는 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북부순환도로의 ‘순환’기능은 쇠퇴했다. 또 남부순환도로도 큰 역할을 했지만 울산~해운대간 고속도로와 국도 14호선, 덕하~율리간 도로 등이 외곽순환 기능을 하면서 시내도로로 편입되고 있다. 두 순환도로는 울산의 대동맥이었으나 도시가 팽창하면서 새로운 외곽순환도로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됐다.

이번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는 사실상 순환도로라고 할 수는 없다. 이 도로는 울산의 물류와 문화, 교육, 관광 등이 이동하고 소통하는 획기적인 계기임에 틀림없지만 이것만으로는 부가가치를 더 이상 높이기 어렵다.

‘25.3㎞ 길이의 고속도로’ 이상의 시너지를 얻으려면 경부고속도로에서 KTX울산역~삼동 도로, 14호 국도, 울산~해운대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서쪽 순환도로를 접속해야 한다. 또 동쪽으로는 강동에서 31호 국도와 울산대교, 장생포를 연결하는 동쪽 순환도로를 접속해야 한다. 이미 만들어진 도로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작업만 하면 그야말로 울산의 외곽을 순환하는 ‘울산외곽순환도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운전자들에게 ‘울산외곽순환도로’라는 이름 하나로 소통할 수 있는 통일된 도로는 울산을 하나로 만들고, 나아가 울산 전체를 품으로 끌어안는 울타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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