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은주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요양보험 울산동부운영센터 과장

의료기술의 발달과 생활수준 향상으로 최근 ‘100세 시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되고 있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의 맏형인 1955년생이 당장 내년부터 노인이 되는 등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가 쓰나미처럼 다가오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노인인구의 증가는 돌봄의 문제와 쌍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실정에서 정부는 지난해 1월 ‘지역사회 통합 돌봄 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계획’을 발표, 올해 6월부터 1단계 사업이 추진된다. ‘커뮤니티케어’는 서구에서 1990년대 등장한 슬로건으로, 시설중심의 서비스를 지역사회 중심의 서비스로, 국가중심에서 지역주도로, 수요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복지서비스 체제를 전환하는 것이다.

울산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18년 7월 기준 12만771명으로 전체 울산인구의 9.75%에 해당돼 고령화사회(10%)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으며 2023년 고령사회(14%), 2029년에 초고령사회(20%)로 진입이 예상된다. 또 울산의 독거노인과 등록된 치매인구는 2016년 기준 약 3만명에 육박하며, 장기요양 수급자가 이용할 수 있는 울산의 기관수는 재가기관 375개소, 시설기관 47개소, 요양병원 46개소로, 요양병원 환자수가 약 2만명, 독거노인 및 치매노인이 약 3만명인 것을 고려하면 의료적인 돌봄 필요도가 낮지만 병원이나 시설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사회적 입원의 일반화를 보여준다.

정부의 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 추진계획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8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돌봄이 필요한 노인, 장애인, 노숙인,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4가지 유형의 선도사업을 실시하게 된다. 노인통합 돌봄 모델에는 살던 곳에서 가능한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지원(Healthy aging in place)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누구도 죽음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늙고 병들어도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자신이 살던 곳에서 편안하게 돌봄을 받으며 품위있게 지내다 죽음을 맞고 싶어한다. 바로 ‘웰다잉(well-dying)’이다. 이런 의미에서 커뮤니티케어는 웰빙을 통해 웰다잉으로 가는 제도라 할 수 있다.

커뮤니티케어는 요양병원에 입원중인 환자 중에 지역사회로 복귀를 희망하는 노인 등이 대상이며, 이러한 노인들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빅데이터 정보 등을 활용하여 건강의료의 통합 돌봄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공단은 선도사업에 참여하는 지자체와 연합해 컨소시엄 구성에 참여하게 되며, 복지부와 지자체간 선도사업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 복지부와 공단이 연계하는 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으로는 의료기관 퇴원지원, 방문진료 수가, 1차의료 만성질환관리, 노인요양시설내 전문요양실 설치, 장기요양보험을 이용한 이동지원, 주거환경 개선 등 신규 재가서비스사업이다.

공단은 건강검진자료, 진료내역자료, 장기요양자료, 보장구 등 방대한 빅데이터 정보를 보유하고 있어 1차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대상자 정보를 구축하고 기본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정책 중 하나인 장기요양은 지난 10년간 사회복지사, 간호사 등 전문인력에 의한 업무수행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어 효율화를 도모하기에 용이하다. 또한 과학적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건강 고위험군을 발굴하고, 만성질환자들이 지역사회에서 연속적인 서비스를 받게 함으로써 병원 방문횟수 등이 줄어들어 건강보험 재정절감 등 노인의료비 급증의 억제효과도 있다.

공단은 커뮤니티케어의 핵심영역이라고 할수 있는 장기요양보험의 보험자로서 2년(16년 90.4%, 17년 91.1%) 연속 90%를 넘는 만족도를 보이며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고, 작년 7월 건강보험 부과체계를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제도로 개편하여 지역주민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면서 지역주민의 어깨에 실린 무거운 짐을 덜어주기도 하였다. 따라서 첫발을 내딛는 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에 울산은 고령화의 시대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참여하여 단 한명의 노인이라도 지역사회에서 따뜻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역량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 잘 사는것(웰빙)을 넘어 잘 죽는것(웰다잉)의 동행에 커뮤니티케어는 돌봄의 메카로 자리매김하여 희망찬 미래를 열어줄 것이다.

지은주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요양보험 울산동부운영센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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