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을 발표하면서 울산 동구 주민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주민들은 이번 발표를 동구 경제의 부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주민들은 이날 언론을 통해 뉴스를 접하면서 하루 종일 동구의 앞날을 희망적으로 예견했다. 현대중공업이 조선 빅3의 하나를 인수한다는 것은 수주절벽의 낭떠러지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주민들은 이날 발표가 침체 속에 빠진 동구 경기를 구해내는 구명줄이라고 여기고 있다.

조선업 위기가 본격적으로 몰아닥친 지난 2016년 울산의 조선업체는 1100여개에 이르렀으나 지난 2018년 900여개로 급격히 줄어들었고, 근로자 수는 5만7000여명에서 3만6000여명으로 반토막났다. 이들은 대부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 근로자들로, 수주가 끊어지자 동구를 떠나 뿔뿔이 일자리를 찾아나섰다. 이에 따라 동구의 인구는 한 때 19만여명에 이르렀으나 2018년 7월에는 16만6000여명으로 3만여명이나 줄어들었다. 울산시의 인구는 조선업 위기가 시작된 지난 2015년 12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줄어들어 2018년 7월에는 117만9000여명으로 급감했다. 이같은 울산 인구의 급감과 동구 주민들의 이탈은 총체적인 울산의 위기라는 점에서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산업이 침체되고 도시가 활력을 잃는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

조선업 붕괴와 울산 동구의 공동화는 아파트, 전월세, 원룸, 일반주택 할 것 없이 쓰나미처럼 걷잡을 수 없이 덮쳤다. 3년전 월세 50만~60만원씩 하던 원룸은 근로자들이 떠나가면서 대부분 공실로 남았고, 매매는 끊어졌다. 식당, 가게, 자전거방 등 현대중공업 인근의 빈 점포는 매물로 쏟아졌다. 정부와 울산시가 사력을 다해 지원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설을 사흘 앞두고 현대중공업이 발표한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추진 소식은 3년 동안의 침체에 허덕이던 동구의 경기에 희망의 빛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경기는 ‘심리’이라는 말이 있듯이 앞날의 전망이 밝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는 이상 지난날의 영광은 꼭 다시 올 수 있다.

다만 과거와 같은 과오가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근로자와 주민 모두가 반성하고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특히 울산관광 허브로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대왕암공원은 앞으로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조선업의 부활로 연결돼 동구의 부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중공업의 부활은 울산의 부활이면서 시민 자긍심의 부활이다. 경기 회복 ‘심리’에 주민들의 ‘염원’이 보태지면 동구의 힘찬 동력은 머지않아 되살아 날 것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