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구조조정 마무리 단계
3사 과도한 경쟁 부작용 해소
“세계 조선시장 이끌 힘 확보”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추진으로 한국 조선업이 ‘빅3’에서 ‘1강 1중’ 체제로 변화를 예고해 조선업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은행은 31일 현대중공업과 중간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에 합의하고 기본합의서를 체결해 조선업 구조개편을 본격화했다. 산은은 일단 보유 중인 대우조선 지분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민영화를 추진하되 삼성중공업에도 인수제안서를 보내 최종 민영화의 그림이 어떻게 그려질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이날 발표된 방안은 대우조선이 현대중공업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되는 것으로 국내 조선업 체제는 현대중공업그룹(1강)과 삼성중공업(1중)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높다.

산은의 이런 선택은 현재 대형 3사간 과도한 경쟁으로 저가수주 등의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정부의 인식과 맥락을 같이한다. 정부는 지난해 4월 발표한 ‘조선산업 발전전략’에서 3사간 자율적 논의를 통한 경쟁구도 변화를 추진하면서 ‘대우조선 주인찾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조선업의 구조 개편은 세계적으로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여겨졌다. 실제로 중국과 일본, 유럽 조선사들은 인수합병과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왔다.

일본 이마바리 조선소는 일본 내 8개 중소 조선소를 인수해 세계 선두급 조선사로 성장했으며, 최근 대형 선박 건조로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역시 국영조선소인 선박공업집단공사(CSSC)와 선박중공집단공사(CSIC) 간 합병으로 대형화를 시도했으며, 네덜란드 다멘은 설계 등 핵심 기능은 본사에 두고 저임금국 32개국에 중소 야드를 인수하는 전략을 택했다.

한국 조선 3사는 3년여에 걸친 자구안 이행과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고, 지난해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수주를 독식하면서 7년 만에 수주 1위를 탈환해 지금이 조선산업 체질개선의 적기로 평가된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LNG선 저가수주 논란이 제기되는 등 ‘3강 체제’의 부작용이 자칫 업황 회복기 한국 조선업의 재도약에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대우조선 민영화로 ‘1강 1중’ 체제로 바뀌면 과당경쟁이 해소되고, 특히 현대중공업그룹지주의 계열사로 편입된다면 오히려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기본합의서 체결이 최종 계약으로 이어진다면 세계적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각각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라며 “이는 본격적으로 친환경 기술시대로 진입하는 세계 조선시장을 주도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힘을 확보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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