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모토 前오사카 시장, 인터넷방송 나와 "나라도 문대통령 같았을 것"

▲ [연합뉴스TV 제공]

[경상일보 = 연합뉴스 ] 강제징용 판결과 위안부 화해·치유 재단 해산, '위협비행-레이저 조사' 갈등 등으로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 대한 일본 내 강경대응 논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극우 인사에게서도 나왔다.

    3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극우정당 유신의회를 만들었던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전 오사카(大阪)시장은 지난달 31일 방송된 아메바TV의 인터넷 방송' 뉴스바 하시모토'에서 일본의 인기만화 도라에몽의 캐릭터를 통해 일본이 한국을 얕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지만, 이번 한국에 대해서처럼 달아오르지는 않았다"며 "일본 전체가 중국은 상당히 강한 '자이언'이고 한국은 '노비타'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말하려면 양쪽 모두에 대해서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비타'는 도라에몽의 주인공으로, 힘이 약해 괴롭힘을 당하는 캐릭터다. 국내에서 방송·상영된 애니메이션에서는 '진구'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국내 방송 애니메이션에서 '퉁퉁이'라는 이름인 '자이언'은 '도라에몽'에서 주인공들을 괴롭히는 힘센 남자 아이 캐릭터다.

    하시모토 전 시장은 "나에 대해 한국을 옹호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내가 한국인 정치가라도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일을 했을 것"이라며 "귀족계급이 맘대로 계약을 맺어 식민지가 됐다는 역사가 있다면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작년 한국에서 개봉한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보물섬'의 한장면. 뒷줄 가운데가 자이언(퉁퉁이), 앞줄 가장 왼쪽이 노비타(진구). [사진제공 대원미디어=연합뉴스]
 

    그러면서 "일본이 분단이 됐다면 우선은 통일을 하는데 목숨을 걸었을 것이다. 세계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같은 민족끼리 하나가 되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이 '그건 안다. 하지만 다음 세대로 (과거사 문제를) 끌고 가는 것은 그만둬라'는 식으로 말해야 한다"며 "처음부터 '식민지는 합법이다.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는 식으로 일본이 말하는 것은 틀렸다"고 주장했다.

    하시모토 전 시장의 이런 발언은 한일 관계가 극단으로 치달으며 대립을 거듭하고 있는데 대해 일본 극우 인사들도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임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시모토 전 시장은 방송 출연을 통한 선정적인 발언 등으로 일본 대중들에게서 인기를 모은 극우 인사다.

    이번에는 한국 비판에 대한 자제론을 제기하기는 했지만, 그는 2013년 "총탄이 오가는 중에 정신적으로 흥분된 강자 집단에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위안부 제도가 필요하다는 건 누구도 알 수 있다"고 말해 국제사회의 반발을 샀다.

    그가 시장으로 재직 중일 때 오사카시는 재일 한인 등에 대한 인권차별 자료가 전시돼 있는 일본 오사카(大阪) 인권박물관에 대해 퇴거를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당시 오사카(大阪) 시장이 정계를 은퇴하며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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