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고 영하 25∼26도 떨어지자 사비 털어…기부금도 1천만원 이상

▲ [연합뉴스제공]

[경상일보 = 연합뉴스 ] 지난주 미국 시카고의 기온이 영하 25∼26도로 떨어지자 사비를 털어 노숙인 수 십명에게 모텔방 30개를 지원한 익명의 시민은 30대 여성으로 확인됐다.

    2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는 34살의 캔디스 페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선행을 상세히 보도했다.

   시카고에서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하는 페인은 "노숙인을 돕겠다고 한 것은 순간적인 결정이었다"며 "당시 체감온도가 영하 50도를 밑돌았기에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평범한 사람이다. (모텔방 지원 등이) 부자가 한 일로 들리겠지만, 나는 그저 남부에서 온 흑인 여성일 뿐"이라며 "처음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페인은 지난주 수요일 밤(1월 30일) 여러 숙박업소를 물색한 끝에 모텔 '앰버 인'(Amber Inn)의 방 30개를 각 70달러(약 8만원)에 구할 수 있었다.

    그는 신용카드로 방값을 지불한 뒤 인스타그램에 노숙인들을 모텔로 실어줄 사람이 있느냐고 글을 올렸고, 곧바로 차량 소유자 여러 명이 나서 노숙인 다섯 가족과 임신부 2명을 모텔로 옮겼다.

    페인은 또 세면도구와 음식, 비타민, 로션, 간식 등을 구매, 지원품 꾸러미를 만들어 노숙인들에게 제공했다.

    그는 방값과 지원품 구입비로 사비 4천700 달러(약 526만원)를 썼다고 밝혔다.
 

미국 시카고 사우스룹의 노숙자 텐트촌[AP=연합뉴스]
 

    페인이 이처럼 노숙인을 위한 행동에 나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익명의 사람들이 숙박비를 추가로 냈고, 식당들은 음식을 보냈으며 많은 자원봉사자가 모텔로 달려왔다. 모텔 측 또한 방값을 깎아줬다.

    이에 노숙인에게 제공된 방은 60개로 늘었고, 1만 달러(1천120만 원) 이상 기부금이 모이면서 노숙인 100여명이 일요일(3일)까지 추위 걱정 없이 지낼 수 있게 됐다.

    페인은 "이번 일은 일시적인 해결책이었고, 영구적인 해결책을 생각해내도록 영감을 줬다"며 계속해서 시카고 노숙인을 돕기 위해 나설 것을 시사했다.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페인에게 전화해 "그동안 우리가 경험한 가장 큰 '호의' 중 하나였다"며 감사를 표했다.
 

미국 시카고 도심 미시간호변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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