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빙하가 녹는 면적이 증가하면서 해마다 그 기록값을 갈아 치우고 있다. 북극의 온도가 상승하면,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는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Jet stream)’가 약해진다.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 사이에 부는 바람인 ‘온도풍’을 흔히 제트기류라고 하는데, 북반구 중고위도(북위 35도~50도) 지표면 인근에서 동쪽으로 빠르게 부는 바람이다. 제트기류는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 온도차가 커질수록 강해지는데, 북극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온도차가 줄어 세력이 약해진다. 이렇게 약해진 제트기류를 뚫고, 북극의 찬 공기가 남하해 캐나다와 미국 중북부지역에 기록적인 한파를 몰아치게 했다.

특히 미 중북부 일부 지역의 최저기온이 영하 50℃ 가까이 떨어졌는데, 이는 현재 영하 30℃의 기온을 보이는 북극 극지점의 기온보다도 20℃나 낮은 수치이다. 이에 따라 일리노이·미시간·위스콘신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항공기 수천 편의 결항·지연이 이어지고 물류·공공서비스마저 중단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반면 남반구에 위치해 여름을 맞는 호주는 무려 영상 50℃에 육박하는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지구가 더 뜨거워질수록 이같은 양 극단의 날씨는 더 자주, 더 심하게 나타날 것이다.

이처럼 계절이 제 계절다운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 또한 기후변화의 징조다. 올 겨울이 그렇다. 1월 중순 이후부터 전국적으로 온화한 날씨가 지속되었는데, 이는 상층 대기의 동서흐름이 원활한 가운데, 대륙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번갈아 받아 기온변화가 다소 컸지만, 찬 공기의 세력이 약한 가운데 따뜻한 서풍 내지 남서풍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날이 많았다. ‘약한 엘니뇨’의 탓이다.

엘니뇨란 페루와 칠레 연안에서 일어나는 해수 온난화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의 영향으로 전세계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기후전문가들은 엘리뇨·라니냐 감시구역에 큰 관심을 갖는다. 특히 최근(지난 1월20일~26일)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해수면온도가 평년보다 0.5℃ 높은 상태를 보이고 있는데, 이렇게 엘니뇨가 약하게 발생할 때 대개 우리나라는 따뜻한 겨울을 보인다. 우리나라 남쪽에 유지되는 아열대고기압이 북쪽의 한기를 일부 차단해주기 때문이다. 남은 2월 역시, 대륙고기압과 따뜻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번갈아 받으면서 비교적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은 따뜻한 겨울이 되겠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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