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 공친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소매동 피해상인 현장확인

▲ 7일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소매동 화재현장에서 피해 상인들이 현장확인을 하고 있다.

설연휴 끝난뒤 이틀간 진행
락스통·펌프기 정도만 나와
현장확인 내일중 완료 전망

“대목 놓쳤지만 손 놓을수야”
대다수 가게들 영업 재개
임시판매장 모양새 갖춰가

울산시, 이달말까지 철거 완료
금주내 기본계획·용역 시작
30억 투입…10월 입주 목표

“뭐라도 건질게 있을까 둘러봐도, 남은 것이라곤 잿더미 뿐이네요.”

설연휴 직후인 7일 오후 2시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소매동 화재현장. 불에 타버린 수산물들이 썩으면서 풍기는 악취가 가득한 현장에서는 굴삭기가 잔해물을 들어올릴 때마다 뽀얀 잿더미와 흙먼지가 어지럽게 날렸다.

이날 수산물소매동에서는 설 연휴가 끝나고 8일까지 이틀간 피해상인들의 현장확인이 진행되고 있었다. 78개의 점포가 위치했던 건물을 절반으로 나눠 확인작업이 진행되면서 피해상인들이 차례대로 자신의 점포가 있었던 위치를 찾아갔다. 혹여나 쓸만한 집기나 금고 등이 남아있을까 부산하게 손을 놀리지만 돌아오는 건 한숨뿐이었다.

강원수산횟집 주인은 불에 타지 않은 자신의 가게 한쪽 벽면에서 락스통 2개와 펌프기를 찾아냈다. 그는 “건물 안쪽 면까지 좀 더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철근이 쌓여있는 곳은 위험하다고 해서 포기했다”며 “형식상 확인을 하고는 있지만 솔직한 말로 건져갈 것이 거의 없다”고 푸념했다.

화재현장 확인을 포기한 상인들도 더러 있었다. 자신의 가게가 위치했던 자리가 전소됐기 때문에 굳이 확인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피해상인들도 현장에서 기껏 고무대야와 플라스틱 바구니, 다 타버린 냉장고 속에 넣어두었던 현금을 찾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백창오 수산물소매동상가번영회장은 “상인들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화재현장을 찾아왔다가 역시나하고 돌아서고 있다”며 “오늘 50여곳의 상가를 대상으로 확인작업을 완료해 내일 중으로 마무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

피해상인들을 위한 수산물소매동 임시판매장은 다행히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는 중이다. 설 연휴 전까지만 해도 수조와 집기 등을 준비하지 못한 가게들이 대다수였지만, 이날부터 대부분의 가게들이 영업을 재개했다.

한 상인은 “설 대목은 놓쳤지만 계속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필요한 집기를 갖추고 오늘부터 장사를 시작했다”며 “건물을 새로 지을때까지는 불편하더라도 여기서 장사를 해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울산시는 확인작업이 끝나면 수산물소매동 화재 잔재물 철거를 오는 28일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주 안으로 새 건물을 짓기 위한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 용역에 들어갈 예정이다. 새로짓는 수산물소매동 건물은 30억원 가량의 예산을 들여 오는 10월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계획상으로는 수산물소매동 철거가 이달 말까지 예정돼 있지만 빠르면 다음주 안으로 마무리가 될 것 같다”며 “피해상인들이 하루라도 빨리 정상영업할 수 있도록 철거와 새 건물 완공 등 모든 일정을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중이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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