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길부 국회의원(울산 울주)

황금돼지 해인 올해 울산은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와 공공병원이라는 큰 선물을 받았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울산에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광주형 일자리가 전격 합의된 것이다. 현대기아차 평균임금 약 9000만원의 절반인 4000만원 수준으로 임금을 낮추었다. 이를 통해 기업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배로 늘리자는 취지다. 그 대신 정부와 광주시는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다. 정부와 광주시는 광주형 일자리가 들어서는 곳에 약 3000억원의 산업단지 진입도로를 개설한다. 국토부는 공공 임대주택 1100세대를 지어주고 고용노동부는 어린이집도 지어준다. 1인당 연간 약 700만원의 복지혜택을 준다. 약 450억원의 노사동반 일자리센터 등 공동복지 지원에만 약 1900억원이 들어간다.

이런 지원속에 광주시와 현대차는 약 7000억원을 투자한다. 빛그린 국가산업단지 약 19만평 부지에 2021년까지 연간 10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직접고용 1000명, 협력업체 1만개 일자리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약 120만평의 빛그린 국가산업단지를 만든 이유가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이라고 하니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울산은 지금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노동조합과 노동계의 반대가 거세다. 시민단체, 정치권에서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그래도 울산경제가 심각한 위기인데, 몇년 후에는 더 큰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그런데 냉철하게 생각해보자. 울산이 반대한다고 해서 과연 이것이 없던 일로 될것인가?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정부의 의지가 워낙 확고하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광주에 내려가 협약식에 참여하였다. ‘광주형 일자리는 매우 중요한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국민들과 경제계는 이 일이 성사되길 바라고 있다.

10년 후의 울산은 어떻게 될것인가? 연봉 4000만원의 경쟁력 높은 광주가 살아남을까? 연봉 9000만원에 해마다 노사갈등이 반복되는 울산이 살아남을까? 지금은 소형차 10만대로 시작한다고 하나, 10년 후는 모른다. 위기가 왔을 때 어느 공장부터 물량을 줄이겠는가? 새로운 기회가 왔을때 어느 공장부터 물량을 늘리겠는가?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언급한 내용도 의미심장하다. 올해 상반기에 광주형 일자리 모델 2, 3개를 더 만들겠다고 한다. 광주형 일자리 다음으로 군산형 일자리가 거론되고 있다. 군산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2017년 문을 닫은 곳이다. 군산형 일자리는 조선관련 일자리가 될 수도 있다. 광양이나 거제 등도 유력한 후보지가 될 것이다.

앞으로 삼성, SK, LG 등 대기업들은 정부의 국책기조에 맞춰 앞다투어 지자체와 함께 제2 제3의 광주형 일자리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높다. 당장 산업부 주도로 올해부터 10년간 120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특화클러스터’ 유치전도 치열하다. SK하이닉스가 정부와 공동으로 조성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경기 용인시, 경북 구미시 등 벌써 4개 이상 지자체가 유치경쟁에 뛰어들었다.

울산은 갈림길에 서 있다. 광주형 일자리를 계속 반대만 할것인가? 아니면 우리도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인가의 갈림길이다. 미국의 자동차도시 디트로이트가 한순간에 망했다. 185만명의 인구가 67만명까지 줄었다. 우리가 계속 손을 놓고 있다가는 그렇게 될지 모른다. 문 대통령은 “어느 지역이든 노사민정의 합의하에 ‘광주형 일자리’같은 사업을 추진한다면 정부는 그 성공을 위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주력산업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일수록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활용해달라는 주문도 했다.

울산시도 늦기전에 송철호 시장을 중심으로 울산을 살릴 안을 만들어내야 한다. 정부가 투자해 줄 수밖에 없는 안을 만들어 내자.

국민들이 공감하고, 사회발전방향에 맞는 안을 만들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언급한 올해 상반기는 불과 4개월 남았다. 타 지자체가 제2, 제3의 광주형 일자리를 만드는데도, 울산은 그저 손놓고 지켜보기만 할 것인가? 우리가 뭉치지 않으면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 모든 것은 우리 손에 달렸다. 울산의 선택은 무엇인가? 강길부 국회의원(울산 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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