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소비자물가 0.2%↑에도
물가인식은 2.4%로 조사
격차 무려 2.2%p에 달해

올해 1월 울산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체감물가는 2%대를 유지하면서 체감·실제물가의 간극이 커지고 있다.

밥상물가와 외식비 상승 등으로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체감물가는 높아만 지고 있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의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0.2%, 전국 평균은 0.8%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이 기간 한국은행의 물가인식(지난 1년간 소비자들이 인식한 물가 상승률 수준)은 2.4%로 조사됐다.

물가인식은 한은이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수치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을 볼 수 있는 지표다.

지난달 전국 체감·실제 물가 사이 격차는 1.6%p로 2018년 1월(1.7%p) 이후 1년 만에 가장 많이 벌어졌다.

특히 울산의 물가상승률 0.2%와 비교하면 그 격차는 무려 2.2%p에 달한다.

지표물가와 체감물가 사이 괴리가 커진 것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채소류를 비롯한 농축수산물 가격과 외식비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소비자들의 물가인식이 거의 변하지 않아서다.

울산의 농축수산물 가격은 지난해 8월(2.1%)부터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해 10월 7.9%로 가격상승률이 정점을 찍었다.

이후에도 상승폭은 둔화됐지만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하며 지난달 2.2%의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외식비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지난 1월 기준 울산의 외식비용은 평균 3%대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품목별로 보면 치킨이 10.1%로 가장 가격이 많이 올랐으며, 이어 설렁탕 8.6%, 라면 7.0%, 도시락 6.5%, 김밥 6.3%, 김치·된장찌개백반 4.8% 등의 순으로 올랐다.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외식품목의 가격이 5% 이상 오르면서 체감물가를 더욱 높인 것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가격변동이 없는 외식 품목은 칼국수와 자장면, 짬뽕, 소주와 맥주 등이었다.

전체품목 중 무상급식으로 전환된 학교급식비를 제외하고는 오리고기 가격만이 전년대비 2.3% 내렸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체감·실제물가 사이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늘어 소비 증대로 이어져야 하지만, 체감 물가 상승률이 그대로일 경우 가계 씀씀이가 쉽게 늘지 않는다.

한은 관계자는 “체감 물가와 실제 물가 사이 괴리를 줄이기 위해서는 농산물 유통시스템을 개선해 농산물 가격 등락 폭을 줄이는 방안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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