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부터 줄곧 하락세
지난 4분기 정유 4사 1조원 손실
유가인상에 2분기 회복 기대감

▲ 울산석유화학단지 내 SK이노베이션

울산지역 정유업계가 정제마진 하락과 원유 공급과잉 등의 여파로 신음하고 있다.

실적과 직결되는 정제마진이 낮아지면서 정유사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0일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 1월 넷째주 기준 배럴당 1.7달러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주대비 배럴당 0.8달러 하락한 수준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가격과 정제비용 등 비용을 제한 것이다.

정제마진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줄곧 하락하더니 현재까지 하락세를 이어왔다.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 기준으로 지난해 1월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6.1달러였다.

국내 정유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의 정제마진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정제마진이 이보다 낮아지면 휘발유 등을 판매할 수록 손해를 보는 셈이다. 실제로 앞서 지난해 4분기 국제유가가 급락한 데 더해 정제마진까지 악화하면서 정유사들은 잇따라 분기 적자전환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과 S-OIL, GS칼텍스 등 정유 4사의 지난해 4분기 합산 영업손실은 1조원을 넘어섰다.

▲ 울산 정유업계가 정유마진 하락과 원유 공급 과잉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울산석유화학단지 내 SK이노베이션(위)·S-OIL 공장 전경. 경상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4분기 SK이노베이션은 2789억원의 영업손실을, S-OIL은 292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각각 2670억원과 17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석유 및 화학제품 마진 감소와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 증가 등에 따라 전분기 대비 1조1148억원 감소한 실적표를 받았다. 석유사업만 놓고 보면 휘발유 등 제품 크랙 축소에 따른 정제마진 하락으로 전 분기 대비 9624억원 감소한 5540억원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런상황에서 최근 들어 국제유가가 서서히 상승하면서 정유사들의 실적회복 기대도 조금씩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정제마진의 본격적인 회복은 이르면 올해 2분기부터 이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S-OIL은 현재 정제마진이 떨어져 정유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2019년 정제마진은 정유제품 공급 증가분 이상의 충분한 수요 성장세를 바탕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OIL 온산공장 관계자는 “대부분의 신규 설비가 4분기 중 가동이 예상돼 공급 증가 영향이 제한적이며, 국제해사기구(IMO)의 2020년 황 함량 규제에 앞선 경유 수요 급증에 힘입어 하반기 정제마진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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