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관광전담기관 설립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타당성 용역에 착수하겠다고 밝힌지 3개월만인 11일 나라장터에 관광전담기관 설립방안 및 타당성 분석 연구용역 입찰을 공고했다. 용역기간은 앞으로 6개월간이다. 내년에는 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할 수 있는 한 서둘렀으면 한다. 울산이 관광지로서 주목도가 높아진 시점을 놓치지 말아야 하겠기에 하는 말이다.

이번 용역에서 중요한 과제의 하나는 관광전담기관의 구체적 형태를 찾는 것이다. 시는 관광공사냐, 재단법인이냐, 울산도시공사 위탁이냐 3가지 방안을 두고 적합한 형태를 모색하겠다고 한다. 관광전담기관을 두고 있는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인천, 제주, 경북, 부산 등지는 관광공사를, 전라남·북도는 재단법인을 운영중이다. 재단을 운영하는 전라남북도는 문화와 관광을 융합한 문화관광재단으로 특성화하고 있다. 도시공사에 위탁하는 방안은 흔치 않다.

‘울산형’을 찾겠다는 울산시의 의도는 좋으나 공연히 시간낭비할 일이 아니다. 공사는 이름 그대로 공공성과 기업성을 융합한 형태로서 독자적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반면 재단은 비정부·비영리단체다. 현재로서는 KTX역앞에 짓고 있는 컨벤션센터 운영을 관광전담기관이 맡을 것인가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이후 골프장이나 면세점, 관광단지 등의 개발사업도 적극 수행해야 한다면 당연히 공사가 돼야 할 것이다. 재단은 관광전담기구의 목적에 가장 충실한 홍보·마케팅 업무에 충실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지역내 관광자원을 발굴해서 상품화하는 아이디어 생산에 주력하면서 민간의 관광개발을 지원하고 촉진하는 역할로 관광개발의 활성화를 이끌어나가는 방식이다. 다양한 관광자원의 즉각적인 개발 없이 관광활성화가 어려운 지역의 현실을 고려하면 답은 나와 있는 셈이다.

도시공사에 위탁하는 것은 관광전담기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홍보·마케팅 업무의 위축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얼핏 관광개발업무가 도시공사의 역할과 중복되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으나 관광개발과 도시개발은 엄연히 다르다. 더구나 도시공사가 관광전담기구를 맡게 되더라도 관광공사를 새로 만드는 만큼의 새로운 인력을 가동해야 하므로 융합의 효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다.

관광산업은 전문적인 시각과 노하우가 필요한 분야다. 나무가 아니라 숲을 봐야 하는 넓은 안목도 필요하고, 초기투자비용이 많이 드는데 비해 수익발생이 여타 산업에 비해 늦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전문가적 관점의 장기투자도 필요하다. 관광산업의 특성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전문기관이 설립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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