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딱 한마디…표정으로 소통
좀비 역할 고통은 “웃음 참기”

▲ 영화 ‘기묘한 가족’에 출연한 배우 정가람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까지 이런 좀비는 없었다. 사람 피를 탐하는 흉측한 좀비가 아니다. 양배추를 먹는 채식주의자에, 피보다 케첩을 더 좋아하는 ‘훈남’ 좀비다. 더구나 ‘회춘 바이러스’를 전파해 너도나도 그에게 물리려고 팔뚝을 내민다.

배우 정가람(26)이 오는 14일 개봉하는 영화 ‘기묘한 가족’(이민재 감독)에서 연기한 좀비 캐릭터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정가람은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기존과 완전히 다른 신선한 좀비 영화여서 제가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나섰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한가로운 농촌 마을에 나타난 좀비를 돈벌이에 이용하려는 가족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물이다.

정가람은 휴먼 바이오 실험실에서 탄생한 좀비로, 실험 중 탈주해 시골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한 가정에 들어가는 ‘쫑비’ 역을 맡았다. 극 중 그의 대사는 딱 한 마디뿐이다. 나머지는 “으어어…” 라는 의성어로 표현한다.

정가람은 “말 대신 행동과 표정으로 소통해야 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상황은 웃긴대, 좀비가 대놓고 웃을 수 없다 보니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정가람은 신인이지만 세심하고 안정감 있는 연기로 충무로 기대주로 꼽힌다. 영화 ‘4등’(2016)에서 천재 수영선수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가람은 “액션이나 평범한 로맨스 연기를 해보고 싶다”면서도 “지금은 배역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할 때”라고 강조했다.

“제가 잘하는 것만 하거나, 쉬운 길을 가기보다는 하나하나씩 도전하면서 이뤄가고 싶어요. 요즘은 배우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살아남기가 쉽지 않구나’ ‘인생이 쉽지 않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보다 항상 먼저 나와서 준비하는 스태프를 생각하면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도 안 되죠.”

정가람은 차기작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에 출연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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