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청에 질의서 보내
“위법인데다 고래감옥일뿐”
생태관 돌고래 방류 제안도

김진규 울산 남구청장이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현대중공업의 거대한 도크를 활용해 고래 30마리 이상이 헤엄치는 고래생태체험관을 만들고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고래사파리를 만들어 관광자원화하자”는 제안을 한 것(본보 2월8일자 5면 보도)과 관련, 해양환경단체인 핫핑크돌핀스가 “과거회귀적 발상”이라며 비판했다.

12일 핫핑크돌핀스는 남구청에 보낸 질의서를 통해 “김진규 남구청장이 지난달 29일 ‘이런 황당한 상상력?-고래 사파리’라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는데 이 글을 읽고 무척 놀랐다”며 “이 제안은 현실적으로 전혀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핫핑크돌핀스는 “만약 이 제안이 단순히 아이디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추진한다고 해도 고래 30마리를 도크에 가져올 방법이 없다”면서 “야생에서 고래류를 포획해 전시하거나 공연에 이용하는 것은 국내 수산업법 및 수산자원관리법 위반이어서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남구는 지난 2017년 2월 약 2억원의 예산을 들여 두 마리의 큰돌고래를 일본 다이지에서 수입해왔다가 한 마리가 반입한 지 5일만에 폐사한 바 있다. 이로 인한 돌고래 수입 논란이 일었고, 이듬해 3월부터 야생생물보호및관리에관한법률이 개정 시행되면서 한국은 일본 다이지에서 포획된 돌고래의 국내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 단체는 “김진규 청장이 제안한 고래 사파리는 많은 시민들의 눈에는 그저 새로운 ‘고래 감옥’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더 많은 고래들을 전시 시설에 가둬놓고 오락거리와 눈요기감으로 소비하겠다는 과거회귀적인 발상이며, 이는 고래를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방법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세계 많은 나라들은 수족관과 쇼장에 가둬놓고 있는 고래류를 야생으로 방류하거나 또는 바다쉼터 같은 곳에 보내고 있다”며 “핫핑크돌핀스는 울산 남구청이 고래생태체험관의 다섯 마리 돌고래들을 야생 방류하거나 또는 바다와 같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바다쉼터(해양보호소)를 만든다고 한다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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