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성곽도시 중구(학성·병영)

▲ 울산 중구 병영성 전경

잘 정비된 성벽 산책로 이름난 병영성
봄이면 고운 벚꽃 흐드러지는 울산왜성
아름다운 풍광 즐기다보면 저절로 힐링
영화 ‘말모이’ 모델 외솔의 흔적 곳곳에
구강서원 다양한 프로그램 체험해볼만

◇과거와 현재 관통하는 성곽투어 매력

동네 이름에서부터 과거 얼마나 중요한 군사요충지였는지 알 수 있는 곳이 중구 병영(兵營) 일대다.

조선시대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한 경상좌도 병마절도사가 근무하던 도(道) 단위 최고 군사시설(1417~1895년)이었던 병영성은 현재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 사방이 탁 트인 병영성 성벽 산책길은 울산의 산책 명소로 유명하다. 해질녘이면 그림같은 인생샷도 찍을 수 있다.

멀끔히 정비된 병영성 성벽 산책길을 따라 울산 도심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그 옛날 지방군 최고위 지휘관인 병마절도사로 변신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다가도 곧장 인근 주민들의 삶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오래된 주택밀집지역을 비롯해 태화강의 지류인 동천과 북구 동대산, 남구 공단지역, 멀리 울산항에 정박한 무수한 선박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600년 역사를 관통하는 듯한 재미를 준다.

탁 트인 공간이 가져다주는 상쾌함 덕분인지 이미 시민들에게는 산책 명소로 소문이 자자하다. ‘울산병영성 역사문화탐방로’를 걸으면서 옛 선조들의 당시 상황을 느끼며 나라를 위해 희생한 그들의 충정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는다면 의미가 큰 여행이 될 것이다. 해질녘 방문한다면 그림같은 SNS용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것은 팁이다.

▲ 조선시대 울산지방의 최초 사립교육기관으로 정몽주 선생과 이언적 선생을 추모하는 위패를 모신 구강서원.

울산시민들에게는 학성공원으로 더 유명한 울산왜성도 힐링공간으로 제격이다. 정유재란 당시 조선을 침범한 가토 기요마사가 주둔한 곳으로, 말 그대로 일본식으로 쌓여진 성을 말한다. 조선시대에는 도산성이라 불리웠다.

뼈 아픈 역사가 깃든 곳이긴 하지만 울산 최초의 도심공원으로 흑송, 벚나무, 매화나무 등이 심어져 오랜기간 울산시민들의 소풍장소로 이름을 날렸다.

나경상씨는 특히 봄에 이곳을 방문하길 강추한다. 공원 전체가 벚꽃으로 물들어 하얀 장관을 이루고, 하나의 꽃이 다섯 가지색을 띠면서 여덟 겹으로 피는 ‘오색팔중’이라 불리는 울산동백을 보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단숨에 풀린다.

중구는 병영성과 울산왜성을 비롯해 울산읍성, 반구동토성 등 관내 성곽유적의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고 스토리텔링자원으로 육성하고자 역사탐방형 관광코스로 조성하는 ‘이야기가 있는 성곽길 조성사업’을 추진중이라 향후 변신이 기대된다.

 

◇외솔기념관·구강서원 등 주변 볼거리도 풍부

울산 중구 성곽 투어의 또다른 묘미는 주변 볼거리가 풍부하다는데 있다.

우선 병영성 주변에는 일제 강점기 “한글이 목숨”이라며 조선어학회를 창립한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을 기리는 ‘외솔기념관’과 외솔의 생가터가 위치해 있다. 울산 중구 출신인 외솔 최현배 선생의 유품과 주요 저서, 한 평생 한글 연구와 보급에 힘썼던 외솔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를 통해 관심이 커진 말모이 작전을 이끌던 한글학자 중 한명이 외솔 최현배 선생이라는 점에서 영화 속 주인공과 외솔의 업적을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기념관 옆에는 마치 시골집 같은 따뜻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외솔한옥도서관이 자리하고 있어 사색 여행의 묘미도 선사한다.

울산 최초의 도심공원이기도 한 울산왜성(학성공원)은 오랜기간 울산시민들의 소풍장소로 사랑을 받았다. 봄이면 이 곳에서는 ‘오색팔중’이라 불리는 울산동백(사진 위)을 만날 수 있고 공원 전체가 벚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울산왜성(학성공원) 인근에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울산에서 왜군과 맞서 싸운 의사 242명의 위패와 이름 없이 순절한 무명제공신위를 봉안하고 제향하는 사당인 충의사가 자리잡고 있다. 매년 4월15일과 10월15일이 되면 그들의 충의정신을 기리는 만큼 시간을 맞춰 찾는 것도 좋다.

충의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조선시대 울산지방의 최초 사립교육기관으로 정몽주 선생과 이언적 선생을 추모하는 위패를 모신 구강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한문교실, 청소년인성 및 예절교육, 주부예절 및 교양강좌 등을 무료로 운영하는 만큼 자녀와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구강서원 프로그램을 사전에 확인해 체험한다면 일석이조다.

나경상씨는 특히 여행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아름다운 말이 흐르는 집’이라는 의미를 담은 어련당에서 하룻밤 묵으며 중구의 옛멋을 만끽하길 추천한다. 병영성 등과 인접해 있는데다가 중구청이 운영하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숙박할 수 있어 가족은 물론 친구 또는 연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울산은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한반도를 지키는 군사요충지로서 곳곳에 옛 성터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성곽도시’다. 과거 지역을 침범하려는 외부세력을 막던 역사의 길목은 오늘날 시민들과 방문객들의 힐링공간으로 변신했다. 특히 ‘2019 올해의 관광도시 중구’의 경우 도심 속 주민 생활지역과 옛 성터가 묘한 앙상블을 연출하고 있어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나경상(가상인물)씨가 중구 여행의 백미로 성곽 투어를 추천하는 것도 우리의 옛 역사가 잠든 곳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주민들의 진한 삶의 흔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소한 냄새로 발길 붙잡는 ‘병영막창골목’ 필수코스

병영성을 찾았다면 인근 병영막창골목을 방문해 고소한 맛이 일품인 막창을 맛보자.

1990년대 중반 병영 골목 한켠에 막창집이 하나 둘 생겨난 것이 지금은 중구의 대표적 음식특화거리로 자리잡았다.

120m 남짓한 골목에 20여개의 막창요리 음식점이 성업중인데 어딜 가나 만족도가 꽤 높다. 막창을 그리 좋아하지 않더라도 골목에 들어서는 순간 고소한 냄새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저렴하면서도 쫄깃한 식감과 맛을 자랑하기 때문에 소주 한잔이 생각날 수밖에 없으니 가급적 차량은 놔두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따뜻한 국물 한 그릇이 생각 난다면 병영성 바로 아래 북부순환도로쪽에 위치한 강원도 최상품 황태로 만든 해장국집이나, 충무김밥과 함께 깊은 맛국물 맛이 일품인 칼국수를 내는 지역 맛집도 만족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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