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 내부 모습.

무채색의 도심 속에서
갈색 벽돌로 눈에 띄어
1935년 문연 현대미술관
‘모마’ 다음으로 규모 커
작품 2만6000여점 소장
7층 전시관부터 시작해
아래로 내려오다보면
초현대미술작품부터
마티스·잭슨 폴록등
거장들도 만날 수 있어

미동부 뉴욕에 모마(MoMA·Museum of Modern Art, New York)가 있다. 미서부 샌프란시스코에도 현대미술관이 있다. 정식 명칭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 미국 내 현대미술관 중 뉴욕 다음으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미술관 건물은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있다. 스위스 출신의 유명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지었다. 외부 마감재인 갈색 벽돌 때문에 무채색의 거리 한가운데서도 미술관은 쉽게 구별된다. 아쉬운 점은 건물이 빌딩숲 한복판에 있어서 자칫 아름다운 건축의 미(美)를 놓쳐 버릴 수 있다는 점이다.

미술관을 제대로 즐기려면 미술관 출입문에 들어서는 순간을 관람의 기점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저 멀리 우뚝 선 미술관 건물이 시야에 들어 온 순간을 관람의 첫 순서로 삼아야 한다. 샌프란시스코의 현대미술관은 주변 사방으로 높은 건물이 에워싸고 있어 건축가의 디자인을 제대로 만끽하기 어렵다. 하지만 아무리 어려운 여건이라도 성의있게 찾으면 제대로 된 포인트가 하나쯤은 나온다. 현대미술관의 전경은 정문 맞은편 분수계단 너머로, 100m쯤 떨어진 곳에서 바라볼 때 정말 근사하다.

미술관은 1935년 설립됐고 회화, 조각, 사진, 디자인, 미디어 아트 등 20세기 예술가의 작품을 2만6000여 점이나 소장하고 있다.

특별전도 자주 마련한다. 지난 달 방문한 미술관에서는 중국의 현대미술을 보여주는 특별기획전을 진행하고 있었다. ‘북미에서 가장 큰 규모의 현대중국미술’이라는 슬로건이 화려했다. 세계미술계는 요즘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권 각 나라의 현대미술과 작가들에게 눈을 돌리는 추세다. 아시아권 현대미술은 시대와 사회와 환경의 불안정과 그에 따른 불안함을 작품 안에 녹여내는 경향이 많다. 이번 전시에서도 마찬가지. 어딘가 감각적인 그들의 미술과 달리 얇은 장지와 정형화되지못한 붓자국이 그들에겐 여전히 동양적인, 말로 표현못할 미묘한 그 어떤 것으로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보였다.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의 전경은 정문 맞은편 100m쯤 떨어진 곳에서 봐야 그 멋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사실 초현대미술은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 작가의 의도를 짚는라 보는 이를 매우 지치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미술관을 계속 찾게되는 이유는 불쑥 접하게 되는 공감의 메시지에 본인도 모르게 위로를 받기 때문이다. 표현의 방식이 다소 거칠더라도 말이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은 사진을 기술로 보지않고 예술의 한 영역으로 인식한 최초의 박물관 중 한 곳이다. 그런만큼 소장품의 범위도 폭넓다. 1839년 매체의 출현에서 오늘날의 디지털에 이르기까지 무려 1만8000점이 넘는다.

▲ 마티스의 작품.

7층 미술관은 주로 위층에 초현대미술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꼭대기부터 한층한층 내려오면서 분위기는 조금씩 바뀐다. 장시간 관람으로 지켜갈 때 즈음, 미술관의 오래된 소장품을 만나게 된다. 난해한 작품에 지쳐갈 무렵 초현대미술 이전의 현대미술 세계가 새롭게 펼쳐진다. 마티스, 미로, 피카소, 디에고 리베라, 잭슨 폴록의 작품들이다. 백남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은 자신들의 공간을 ‘세상을 새롭게 보게하는 영감을 모아 놓는 곳’이라고 했다. 예술은 우리 시대 일상에서 영감을 일으키는 마술과 같다. 문화부장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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