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으로 혈압상승 해 증상악화

청심환 복용도 질식우려로 금물

4시간30분 내 병원 치료가 최선

▲ 박병수 울산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가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세계뇌졸중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6명 중 1명은 일생 중에 뇌졸중을 경험하며, 2초에 한 명씩 환자가 발생하고, 6초에 한 명씩 뇌졸중으로 사망한다. 우리나라 단일 질환 사망률 1위 또한 뇌졸중이다. 특히 울산은 우리나라에서 인구 10만명당 뇌졸중으로 사망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이기도 하다. 이렇듯 사망과 직결되는 무서운 질환인 뇌졸중은 특히 겨울철에 그 위험이 커진다. 요즘처럼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진 시기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흡연·음주·비만 등이 원인

뇌졸중은 갑자기 뇌혈관에 장애가 생겨 뇌의 기능이 정지되는 것을 말한다. 크게 허혈성 뇌졸중과 출혈성 뇌졸중으로 구분된다.

박병수 울산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는 “나쁜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이고 부풀어 동맥이 좁아지고 탄력을 잃게 되는 것을 죽상경화증이라 한다. 이 죽상경화증이 지속되면, 어느 순간 혈관이 막혀 피가 통하지 않게 돼 결국 주변 조직이 죽게 된다. 이를 허혈성뇌졸중, 다른 말로는 뇌경색이라고 한다. 뇌경색은 뇌졸중의 87%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출혈성 뇌졸중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말 그대로 뇌 혈관이 터져서 혈액이 새어 나오는 증상이다. 교통사고 등 외부의 자극에 의해 다쳐서 나는 외상성 뇌출혈과 고혈압으로 약해진 혈관이 터져 일어나는 자발성 뇌출혈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뇌졸중은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비만, 흡연, 음주 등이 원인이 된다.

한국뇌졸중학회가 발표한 연령별 뇌졸중 위험요인을 살펴보면, 45세 미만 젊은 층에서는 흡연이, 50~70대 중장년층에서는 고혈압과 당뇨가, 75세 이상의 노년층에서는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이 크게 영향을 끼쳤다.

뇌졸중의 증상은 크게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동작장애와 언어장애, 의식장애이다.

박 교수는 “뇌졸중이 생기면 한 쪽 팔다리에 힘이 빠져 걷지 못하거나 팔 동작이 어눌해진다. 또 말을 잘 못 알아듣거나 못하게 되고, 발음이 새는 언어장애가 생긴다. 갑자기 심한 어지럼증이 생기고, 극심한 두통과 구토 등이 생겨 쓰러지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보인다면 바로 119에 신고해야 한다”고 했다.

간혹 뇌졸중으로 쓰러진 환자의 피를 통하게 하기 위해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따는 경우가 있는데, 더 위험해 질 수 있다. 통증으로 혈압이 올라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우황청심환과 같은 약을 먹이는 경우도 있는데, 상당히 위험하다. 기도를 막아 질식이나 폐렴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뇌졸중으로 쓰러지면 신속한 구조 요청이 첫 번째이며, 환자를 편안하게 눕힌 뒤 넥타이, 벨트 등 몸을 죄는 것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억지로 몸을 흔들거나 머리를 높이 들어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증상 발생시 빠른 대처가 관건

뇌경색은 혈전용해제를 투여해 혈전을 녹이는 약물요법과 혈관에 긴 관을 넣어 물리적으로 혈관을 넓혀주는 중재시술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뇌졸중은 치료를 시작하기도 전에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박 교수는 “전체 뇌졸중 환자 중에서 초급성 뇌경색 치료, 즉 재관류치료를 받는 사람은 매우 일부에 불과하다. 주로 병원에 늦게 도착하기 때문이다. 평소 뇌졸중 의심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환자가 증상발생 후 4시간30분 이내 병원응급실로 내원하는 경우 CT나 MRA 촬영 후 뇌출혈이 아닌 것이 확인되고, 전신 장기의 출혈 위험성이 없고, 뇌경색으로 판단되면, 즉각 정맥을 통해 혈전을 녹일 수 있는 약제를 투입하고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동맥을 통한 재관류 시술을 할지 결정한다.

박 교수는 “증상 발생 후 경과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가장 좋은 시간이 4시간 30분 이내이며, 6~8시간 이내에는 재관류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는 결과가 나왔으며, 그 시간이 지났더라도 상황에 따라서는 재관류를 시도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초기 적극적인 치료와 함께 지속적인 재활 치료는 신체 마비 증상에서 벗어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손상된 뇌조직을 재생하는 것은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 뇌의 기능이 재배치가 되며 신체마비 증상이 상당히 호전되기 때문이다.

끝으로 박 교수는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고혈압과 당뇨를 잘 관리하고 금연을 실천해야 한다. 또 최소한의 장애를 남기고 회복하기 위해서는 뇌졸중 발병 시 발빠른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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