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진보와 4차산업시대 주역되려면
새로운 미래 예측과 발빠른 변화 필요
정치도 인간관계도 미래지향적이어야

▲ 곽해용 국회 비상계획관(이사관)

오늘도 국회 앞에는 시위 중이다. 조용한 날이 없는 듯하다. 최근에도 새로운 공유 플랫폼과 기존 사업자 간의 갈등인 카풀과 택시 간 첨예한 대립 양상도 있었다. 아직도 진행 중이다. 새롭게 등장한 공유경제 현상 때문이다. 공유경제는 재화나 공간, 경험과 재능을 다수의 개인이 협업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나눠 쓰는 온라인 기반의 개방형 비즈니스 모델을 말한다. 지금 우리 사회 기술발전의 속도는 거의 광속에 가깝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드론, 자율 주행차 등 벌써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앞으로도 기술 발전 속도에 따라 새로운 사회적 갈등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초지능 기계들과 직면하여 혁명기를 살아가는 인류에게는 ‘변화만이 유일한 상수다’라고 한다. 그래서 ‘인간은 어떤 나이가 지나면 대다수 사람들은 아예 변화를 싫어한다. 세상에 뒤처지지 않고 살아가려면 끊임없이 배우고 자신을 계속 쇄신하는 강한 정신적 탄력성과 풍부한 감정적 균형감이 필요할 것이다’고 했다. 우리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기계의 알고리즘을 모두 이해하기가 사실 쉽지 않다. 그러나 미래는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의 발전과 축적된 빅데이터의 진보로 인해 오히려 기계의 통제를 받는 사회로 변질될 수도 있다. 유발 하라리도 ‘우리 개인의 존재와 삶의 미래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싶다면 알고리즘보다 더 빨리 달려야 한다. 늘 낯선 것이 새로운 기본이 되면서 과거 경험은 미래의 안내자가 되기 어렵다’라고 경고했다.

4차 산업의 놀라운 기술이 우리 같은 유저(User)들에게 주는 선물은 무엇일까. 편리함과 즐거움이 아닐까. 우리가 변해야 그 혜택을 온전히 누리며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손안에 컴퓨터인 스마트폰의 경우를 보자. 여기에도 첨단기술이 많이 탑재되어 있다. 그럼에도 이를 100%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필요한 자료 검색에서부터 편집, 녹음을 문서로 전환해주는 앱 등을 잘 활용하면 책 한 권도 거뜬히 만들어 낼 수 있다. 가이드 없이 지도와 통역 앱으로 혼자 배낭여행도 가능하다. 층간 소음측정, 거리측정, 건강관리, 인터넷 뱅킹, 강연 무료 수강, 여가활동 즐기기 등 스마트폰 하나로도 우물 안 개구리에서 우주도 경험할 수 있는 멋진 세상이다. 기기의 주인인 우리들이 이를 잘 활용만 한다면, 어찌 스마트폰만 그러하겠는가. 주변에 늘비하다.

이런 기술의 진보와 더불어 4차 산업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인간관계도 이젠 새롭게 변할 필요는 없을까. 사실 우리 만남들은 과거 지향적인 것이 많다. 돈독한 인연으로 엮여있는 학교 동문, 군대 전우, 고향 친구 등등. 이들과 만날 때면 대부분 아름다운 추억으로 꽃 피운다. 당연하다. 과거를 공유하고 있는 멋진 경험과 만남이니까. 필자 또한 오랜만에 어렵사리 시간 내어 만나게 되면 대부분 옛날로 돌아간다. 회상까지는 좋다. 또다시 그 당시 추억의 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잔소리와 꼰대 짓을 해댄다. 이젠 이런 소중한 관계도 시대에 걸맞게 변해야 할 것 같다. 대화 주제부터 과거보다는 현재 그리고 미래에 더 방점을 두자. 예전엔 수직관계였다면 이젠 서로 존중하고 대등하게, 모두가 편리함과 즐거움을 공유하는 상생(相生) 관계로 말이다.

우리 사회도, 정치도 그러하리라. 첨단 기술이 가져다주는 새로운 플랫폼을 미리 예측하여 제때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다면, 과거 경험이 더 이상 미래의 안내자가 되기 어렵다는 당연하고도 소중한 메시지를 놓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곽해용 국회 비상계획관(이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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