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연구센터 보고서
관세 전망한 5개 시나리오서
韓·캐나다·멕시코 면제 예상
현대車등 업계 안도의 한숨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경상일보 자료사진

미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최대 25% 관세 부과를 앞두고 한국이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는 관세폭탁 부과시 경쟁력 상실로 몰락의 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 다소나마 안도의 한숨을 쉴수 있는 시나리오가 나오면서 현대차를 비롯한 업계의 희망이 커지고 있다.

미국 자동차연구센터(Center for Automotive Research)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발표한 ‘미국 자동차 무역정책의 미국 소비자와 경제에 대한 영향’ 보고서에서 ‘무역확장법 232조’ 자동차·자동차부품 관세의 경제적 영향을 전망하면서 한국이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가정했다.

결정권을 쥔 트럼프 대통령 외에는 한국의 면제 여부를 장담할 수 없지만, 미국 내에서 한국의 면제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자동차·자동차부품 관세를 5개 시나리오로 분석했는데, 5개 모두에서 한국이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는 상황을 가정했다.

시나리오 1에서는 캐나다, 멕시코, 한국 3개국만 관세를 면제받는다.

보고서는 한국을 제외한 이유로 “한국은 이전 보호무역 조치(철강 관세)에 대한 면제를 성공적으로 협상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작년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타결하면서 철강 관세 대신 쿼터(할당)를 얻어냈는데 이번에도 관세를 피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USMCA의 강화된 원산지 기준을 수용한 대신 연간 260만대까지는 관세를 면제받는 쿼터를 확보한 바 있다.

시나리오 2에서는 유럽연합(EU)에만, 시나리오 3에서는 EU를 탈퇴하는 영국에만 관세를 부과한다.

시나리오 4에서는 일본만 부과 대상이다.

시나리오 5에서는 캐나다, 멕시코, 한국, EU, 영국,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 관세를 부과한다.

보고서는 시나리오 2, 3, 4, 5가 그간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또는 관세 위협을 무역협상 레버리지로 활용한 전례와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한국, 캐나다, 멕시코와 무역협상을 타결한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EU, 영국, 일본과 무역협정을 협상하고 있어 자동차 관세가 이들 협상국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다.

보고서는 캐나다, 멕시코, 한국만 자동차 관세를 면제하고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철강 관세를 유지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미국 내 자동차 가격이 대당 평균 2750달러 인상되고 연간 판매가 131만9700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자동차 관세를 영국에만 부과하고, 철강 관세에서 캐나다와 멕시코를 면제하는 것으로 자동차 가격은 평균 350달러, 판매는 18만3800대 감소한다.

미국 정부가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20~25%가량의 고율 관세를 매기면 국내에서만 연간 85만 대의 수출 길이 막힌다. 군산공장(연 30만 대) 세 곳을 한꺼번에 닫아야 하는 물량이다.

현대차 노조는 한국산 자동차에 관세가 부과되면 현대차의 국내 생산공장 2곳이 문을 닫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자리가 급격하게 줄고 고용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고도 봤다.

전북대 최남석 교수는 최근 미국이 한국산 수입차에 대해 25%를 관세를 부과할 경우 향후 5년간 최소 180억달러(20조원)에서 최대 662억 달러(약73조원)의 평균 355억달러(40조원)의 대미수출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자동차 산업의 일자리 손실은 최대 64만6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김창식기자·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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